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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 中알리페이 위력에 주목해야
입력 2014-05-06 18:25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 알리페이는 타오바오(한국의 옥션이나 지마켓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거나 팔 때 지불결제해주는 제3자 지불플랫폼이다. 소비자들이 가입하면 자신의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를 연동시키도록 한 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송금, 결제, 대출, 펀드 가입 등의 금융거래가 가능하다.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의 온라인 금융, 결제 서비스회사로 8억2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내 온라인 결제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이미 국내 결제 대행업체인 이니시스와 제휴하고 국내 온라인 결제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롯데면세점과의 계약을 통해 이달부터 바코드 결제방식을 통한 오프라인 결제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는 양국 간의 지급결제 통로를 마련함으로써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 시장 진입에 큰 편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 내 상품 구매를 위한 결제가 쉬워진다는 것은 한국 기업들이 자기 집 안방에 앉아서 중국 내 소비시장에 편하게 진출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의 문화콘텐츠 시장을 비롯해 교육, 화장품, 패션, 헬스케어, 분유, 병원 등 소비업체들이 알리페이와 계약해 중국 소비자들이 바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중국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내수가 위축되어 있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알리페이는 천홍자산운용과 합작해 알리페이 잔액을 '위어바오(잔액이라는 이름의 금융상품)' 계좌로 옮겨 머니마켓 투자로 수익을 얻는 온라인 금융상품을 출시했는데 은행 예금의 두 배(연 5~7%)에 달하는 금리를 제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 이후 지난 3월까지 가입자는 8100만명을 돌파했으며 5000억위안(약 83조원)을 끌어들였다.
중국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개장 이후 23년간 확보한 고객(약 6700만명)보다 많은 규모의 고객을 불과 몇 개월 만에 확보한 것이다. 이는 현재 차세대 먹거리로 고민하고 있는 한국 금융업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의 위어바오 계좌를 활용하여 자본소득을 갈망하는 중국 고객들에게 한국 금융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 출시가 시급해 보인다. 특히 한국의 경우 면세점이나 영화관, 커피숍, 헤어숍, 학원, 분식점 및 인터넷 쇼핑몰에서 적립되는 포인트 등을 활용한 인터넷 금융상품 혁신이 가능하다.
카드사, 통신사, 주유소, 항공사 등에서 나오는 국내 포인트 시장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국내 소비에서 '보너스'로 생긴 포인트로도 위어바오 같은 '작은 금액+편리+실시간'의 수익률 실현이 가능하다면 더욱 많은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서 소비할 것이다.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고객의 수요를 감안하여 스마트폰에 기반한 새로운 온라인 금융 혁신 상품을 출시해야 할 때이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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