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기하라" 방송 아무도 안 믿었지만 매뉴얼은 달라
입력 2014-05-04 20:00  | 수정 2014-05-04 21:36
【 앵커멘트 】
이번 지하철 추돌사고 때도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겪은 탓인지 시민들은 방송을 믿지 않고 스스로 탈출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매뉴얼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사고 당시 승객 대부분은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에 따르지 않고 스스로 빠져나왔습니다.

▶ 인터뷰 : 배승철 / 사고 열차 탑승객 (지난 2일)
- "사람들이 알아서 빠져나왔어요. 다들 멈추니까 그냥 빠져나오려고…."

일부 객차에서 방송이 안 나왔던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세월호 사고의 학습 효과가 컸습니다.

방송만 믿고 기다렸다간 더 큰 피해를 겪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박철 / 사고열차 탑승객 (지난 2일)
- "다시 전철에 앉을 기분이 없죠. 이렇게 위험해서 어떻게 앉아다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열차 추돌 때의 비상대응 매뉴얼은 어떻게 될까.

기관사는 가장 먼저 사고 구간을 지나는 다른 열차를 멈춰세워야 합니다.

그런 다음 승객을 대피시켜야만 2차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승객들은 일단 객실 내에 머물며 기관사 지시를 따라야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서울 메트로 관계자
- "전동차가 옆에 라인도 같이 달리기 때문에요. 안전 차원에서 승객들 임의로 행동하는 건 못하게…."

열차에 불이 났을 때는 보다 신속한 대피가 필요하지만, 이때에도 기관사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사고 매뉴얼에 대한 불신이 큰 만큼 매뉴얼을 따르지 않은 시민들을 탓할 수도 없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편집 : 양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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