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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 “야구인 입장에서 매우 화난다”
입력 2014-05-01 18:30  | 수정 2014-05-01 19:12
이만수 SK와이번스 감독이 전날 발생한 관중난입 폭행 사건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김원익 기자] 이만수 SK와이번스 감독이 전날 벌어진 관중 난입 심판 폭행 사건에 대해 강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SK와이번스와 KIA의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전날의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격앙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어제 정말 매우 속상했다. 처음에는 그 장면(폭행)을 못 봤다. 시간이 지난 후에 웅성거리기에 경기장을 보니 그런 일이 발생했더라. 이후에 끌려가는 모습만 봤다. 오늘 오전 신문을 통해 그 장면을 처음 봤는데 참 속상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달 3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 KIA의 주중 두 번째 경기 7회 초를 앞두고 관중이 난입해 박근영 1루심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SK의 공격이 시작되기 이전, 관중, 선수단, 경호요원의 주의가 분산된 시점을 틈타 1루 서프라이즈존의 그물망을 타고 30대 가량의 남성 관중이 경기장에 난입했다. 해당 관중은 박근영 1루심의 목을 조르고 바닥에 넘어뜨리는 등 한동안의 소요를 일으켰다.
이 감독은 백재호 코치가 큰 역할을 했다. 성준 수석코치가 바로 지시를 했고 백재호 코치가 그라운드로 뛰쳐나갔다. 내가 봤다면 바로 뛰쳐 나갔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가장 먼저 뛰쳐나갈 것이다. 감독으로서 미안하기도 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라운드에 관중이 난입해 폭행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한 유감을 표현하는 동시에 인간적인 모멸감을 받았을 박근영 심판에 대한 이해도 있었다.
이 감독은 진짜 속상했다. 그라운드만큼은 우리 야구인들이 지켜야하는 곳인데 그런 일이 발생한 것 때문에 야구인으로서 정말 화가 났다. 요즘 세상이 무법천지도 아니고 시대도 바뀌었는데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며 거듭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의 기억도 떠올렸다. 이 감독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로 있던 시절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경기서 칼을 든 부자가 난입하는 사건이 벌어져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면서 실제로는 장난감 칼이었지만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될 만큼 문제가 컸다. 메이저리그는 관중 난입에 대해서 엄벌한다. 벌금도 크게 물리고 징역형을 받게 된다. 또한 해당 관중은 평생 해당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감독은 과거 나를 보러 온 한국인 팬들이 사진을 촬영하려고 그라운드에 살짝 발을 내딛은 적이 있다. 거기는 그물망도 없으니 편하게 생각했는데 바로 경찰들이 출동해서 연행해간 적이 있다. 나중에 내가 경찰을 찾아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데리고 왔지만 그 정도로 엄하게 막고 있다”며 과거의 경험담도 떠올렸다.
이 감독은 부끄러운 일이다. 야구인들도 세월호 사고의 국민적 애도기간에 최대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는 기간인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박근영 심판의 모멸감이 클 것 같다. 그리고 박근영 심판의 가족들이 그 장면을 본다면 기분이 어떻겠나. 프로야구가 아무리 팬들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하지만 서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다”며 거듭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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