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 1세대로 한독(옛 한독약품)을 창업한 김신권 명예회장이 지난달 30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1922년 평북 의주에서 출생한 고인은 1941년 중국 안둥시에 금원당 약방을 개업한 이래 70여년 동안 약업 외길을 걸어 온 제약업계의 거인이다.
고인은 1954년 한독을 설립, 우수의약품을 공급하며 국민보건 향상과 제약업계 발전을 이끌었다. 1957년 제약업계 최초로 세계적인 독일 기업 훽스트사와 기술제휴, 1964년 합작제휴를 하며 일찍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 제약기술의 선진화를 10~20년 정도 앞당기고 국내 제약산업 발전의 초석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상(義州商人)의 후예인 고인은 사람을 중시하는'신뢰경영'으로 한독을 대표적인 국내 제약회사로 성장시켰다. 1985년 업계 처음으로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고, 78년부터 임직원 자녀 2명에 대해 대학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는 등 복지제도를 일찌감치 시행했다. 특히 1975년 직접 직원들에게 권유해 노동조합을 만든 일화가 있을 정도로 노사간의 화합을 중시했다. 한독이 지금까지 한번도 노사 분규를 겪지 않은 데는 이러한 노사간의 신뢰가 깔려 있다. 한독이 창립이후 지금까지 56년 연속 흑자배당을 하는 우수한 경영은 고인의 닦아놓은 덕분이다.
유족은 아들 김영진 한독 회장을 비롯해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은 3일 오전 6시 30분. 영결식은 3일 오후 1시 30분 충북 음성 한독 컴플렉스 한독의약박물관에서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02)2227-7550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