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은행 순익 1년새 25% `뚝`
입력 2014-05-01 17:07  | 수정 2014-05-01 19:29
국내 은행들이 올해 1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보다는 비이자이익이 감소한 결과로 은행 수익 구조가 더 퇴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000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에 비해 25.3%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조원을 밑도는 당기순이익을 냈던 2009년 1분기 이후 최악 성적이다. 순이익 감소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58%에 그쳤다. 이 역시 2009년 1분기(1.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은행 ROE는 2011년 1분기 13.36%에 달했으나 △2012년 9.76% △2013년 4.89%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외국계 은행들은 ROE가 10%를 밑돌면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을 고려할 때 국내 은행 수익 창출력은 심각하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비이자이익은 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00억원(55.9%) 감소했다. 금감원은 이는 구조조정 기업 주가가 떨어지는 등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5000억원이나 감소한 데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이자이익은 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2.8%) 감소했다. 국내 은행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순이자마진(NIM)은 1.80%에 그쳐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형 시중은행들 실적은 엇갈렸다. 일회성 사고 등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중 국내 은행 대손비용은 2조200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 KT ENS 관련 대출 사기에 연루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분기에 전년 대비 순이익이 12.8%, 35.5% 감소했다.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순이익이 36.0%, 61.5% 늘어났다. 우리은행은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STX 관련 충당금 환입 등이 발생하며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약 1200억원 증가한 3100억원 안팎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들 순이익 합계는 -1000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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