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에 해상사격구역을 설정하고 29일 오후 2시께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이 해안포 수십발을 발사했지만 NLL 이남으로 떨어진 포탄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쏜 포탄이 백령도에 떨어질 것에 대비해 주민대피명령을 내리고 초계기와 해군 함정을 인근 해역에 대기시켰다.
북한이 지난달 31일에 이어 또다시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하자 서해 5도 출발지인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분위기는 어느때 보다 무거웠다.
연안여객터미널 대기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리본 100여개와, 덕정도행 배편을 기다리는 몇 몇 사람을 제외하곤 텅 비어 적막감을 띄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연평도행 여객선은 일제히 통제돼 승객들 발길은 끊겼고, 백령도행 여객선은 12시 정상 출항했다.
그러나 오후 2시 북한의 사격 훈련이 시작됨과 동시에 백령도면사무소는 대피명령이 떨어졌다. 백령도 주민들은 현재 69개 대피소로 대피중이다.
오후 2시 30분께 출발하는 덕정도행 배를 타러 온 한 덕적도 주민은 "지금 세월호 참사 때문에 나라 분위기도 흉흉한데 사격 훈련이 말이 되느냐"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대기실에 앉아있던 최동수 씨(70)는 "국가적 안전불감증으로 이런 참사가 일어나 안타까워 죽겠는데 북한이 지금 못할 짓 하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긴장감까지 조성하면 되느냐"고 했다.
인천시 연안동에 거주하는 정찬조 씨(61)는 "매일 산책삼아 연안여객터미널에 오는데 16일 새벽 단원고 학생 무리가 모여 웃고 떠드는 모습을 봤었다"며 "그 예쁜 아이들 수백 명이 죽고 실종돼 애통해 죽겠는데 이 와중에 포 쏘는 북한은 제정신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해 5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어선 20여 척도 모두 항구로 돌아왔다.
[인천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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