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한진해운과 한진해운홀딩스 분할 신설법인간의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사임하면서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에 완전히 편입됐다.
29일 한진해운은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구계획안의 일부였던 한진해운과 한진해운홀딩스간의 분할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한진해운홀딩스를 인적 분할해 핵심 사업인 해운지주사업부문과 상표권 관리사업부문을 떼어내 신설 법인을 만들고 이 신설법인을 한진해운과 합병하는 게 이번 합병안의 골자다.
한진해운은 대한항공-한진해운홀딩스-한진해운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다. 공정거래법은 손자회사가 증손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이미 지주사 한진칼홀딩스를 설립한 상태다. 지주사 체계가 갖춰지면 한진해운홀딩스가 손자회사, 한진해운이 증손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한진해운홀딩스가 한진해운 지분 100%를 모두 보유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홀딩스의 핵심사업을 한진해운과 합병하고 잔여 사업을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에게 넘겨주기로 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분할 합병 이후 약 4000억원 가량의 유상 증자를 통해 한진해운의 유동성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조양호 회장은 사내 이사로 새로 이름을 올렸다. 조 회장과 함께 강영식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내 이사로 선임됐다. 조 회장은 주주총회에 이어 열리는 이사회에서 한진해운 대표이사로 선임될 전망이다.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 사내 이사에서 물러났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홀딩스에서 해운지주사업 등이 떨어져 나간 한진해운홀딩스를 이끌 예정이다. 최은영 회장은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별세한 지난 2006년부터 한진해운을 이끌어왔지만 최근 몇년 간 이어진 극심한 해운업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회사 경영권을 시숙인 조양호 회장에게 넘겨주게 됐다.
석태수 한진해운 대표는 이날 주총 인사말을 통해 "한진해운은 해운업 불황을 극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개편 등 자구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분할 합병건도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라며 "향후 유상증자나 자본 유치를 통해 회사의 조기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상표권 사용료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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