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제자리 돌아온 코스피 돌파구 없나
입력 2014-04-28 17:15  | 수정 2014-04-28 19:27
'잃어버린 한 달'.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하는가 싶더니 이내 1960선까지 되밀리자 향후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6일(1964.31) 이후 줄곧 상승하며 2008까지 찍었지만 한 달여 만인 28일 다시 1960선 제자리로 돌아왔다. 코스피는 외국인이 10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직전일보다 2.4포인트(0.12%) 내린 1969.26에 마감했다.
문제는 코스피가 단기간에 상승세를 탈 만한 뚜렷한 동력이 없다는 것. 1분기 실적 발표 내용이 시장을 끌어올릴 만큼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여주지 못한 데다 '세월호' 사태와 내각 사퇴 우려가 동반되면서 정책 모멘텀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 실적은 대체로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낮아진 실적 기대로 인해 발표 내용이 주가를 견인하기는 애초부터 힘들었다"며 "이번주까지 주요 대형주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 실적 동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도 매도세로 바뀌면서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를 이끌 확실한 모멘텀이 될지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그렇다면 코스피를 다시 2000선으로 끌어올릴 모멘텀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부정책이나 외국인, 실적 요인보다는 해외를 지목하고 있다. 내부에서 답을 찾기 힘들다면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요 글로벌 시장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존의 4월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0으로 3월 수준(53.1)을 넘어섰고 이는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다. 복합 PMI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포함한 수치다. 중국은 4월 HSBC 제조업 PMI 잠정치가 48.3으로 전달(48.0)보다 높아진 점이 고무적이다. PMI는 기업 구매담당자들로부터 신규주문 생산 고용 재고 수출입 등 9개 항목에 대한 예상치를 취합한 것으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50 이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미국은 다음달 1일 발표될 4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3월(53.7)보다 높은 54.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30일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 초반으로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과거의 일"이라며 "대신 신규 고용이 20만명 이상으로 최대치가 예상되는 등 다른 지표들이 양호해 미국 경기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피 상승에 가장 큰 동력은 유럽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출구전략 우려가 남아 있고, 중국은 구조조정 분위기가 강한 반면 유럽은 추가 양적완화가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부양조치 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이르면 6월 기준금리 인하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다음달 8일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부양 관련 언급이 나올 경우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곽 연구위원은 "ECB가 조만간 양적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데 과거 ECB가 부양책을 쓰면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 5조~10조원 들어왔다"며 "이럴 경우 코스피는 2050을 돌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호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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