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88고속도로 사고로 성안 스님 입적 "죽으면 목판 하나 사서 같이 태워달라"
입력 2014-04-28 14:57 
88고속도로 사고, 성안스님 입적/ 사진=연합뉴스


"내가 죽으면 목판 하나 사서 같이 태워달라"

지난 27일 교통사고로 입적한 해인사 성안 스님이 생전에 팔만대장경 연구원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한 말입니다.

'팔만대장경 지킴이'로 불리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국보 32호인 팔만대장경을 최일선에서 지키던 성안 스님이 지난 27일 오후 88고속도로에서 빗길 교통사고로 입적했습니다.

1967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성안 스님은 1993년 해인사에서 원명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습니다.

행자 시절 장경판전(팔만대장경 보관 장소)을 지키던 관후 스님 방을 청소하면서 대장경과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79개국을 돌며 세계문화유산을 두루 살핀 일, 승가대학 수학 당시 이태녕 서울대 명예교수 등 대장경 연구학자들을 거들며 지식을 쌓은 일은 성안스님이 '팔만대장경 지킴이'의 길을 걷게 한 계기가 됐습니다.

성안 스님은 2010년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장을 맡으면서 대장경 보존·관리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았습니다.

장경판전을 수시로 출입해 팔만대장경을 어느 때고 살필 수 있는 사람은 성안 스님이 유일했습니다.

88고속도로 사고, 성안스님 입적/ 사진=연합뉴스


성안 스님은 생전 언론 인터뷰 등에서 "팔만대장경을 지금까지 잘 보존해온 것도 기적에 가깝지만 1천년 뒤 후손들에게도 온전히 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존 중요성을 수차례 역설했습니다.

대장경판 보존 예산이 부족한 것을 안타까워한 스님은 4천명의 회원이 월 5천원의 회비를 내는 '대장경보존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 연구원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스님이 나중에 내가 죽으면 목판을 하나 사서 같이 태워달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며 대장경 보존과 연구를 위해 아직 할 일이 많은 스님이 타계한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성안스님 영결식과 다비식은 오는 5월 1일 해인사 연화대에서 엄수됩니다.

한편 성안스님은 27일 오후 7시 23분쯤 경남 거창군 남하면 88고속도로 광주기점 126km 지점에서 25t, 덤프트럭이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로 입적했습니다.

이 사고로 성안스님 외에도 김헌범 창원지법 거창지원장이 숨졌으며 승용차 운전자인 치과의사 김 씨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성안스님 등은 이날 친목모임 차 만나 함께 이동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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