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의 첼시, 열정의 리버풀에 ‘찬물’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2위 첼시가 우승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선두 리버풀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실리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첼시는 리버풀을 제압하고, 우승경쟁을 막판까지 끌고 갔다. 이제 우승컵은 어느 팀에게 향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첼시는 27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잉글랜드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3-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뎀바 바와 윌리안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첼시는 24승6무6패 승점 78점으로 리버풀과의 승점차를 2점으로 좁혔다. 리버풀은 25승5무6패, 승점 80점에 머물러 선두를 유지했다. 16경기 무패행진을 마감한 리버풀은 이날 패배로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홈팀 리버풀은 수아레즈를 중심으로 양 측면에 쿠티뉴와 스털링을, 중원에는 제라드-루카스-앨런이 자리했다. 이에 맞서는 첼시도 뎀바 바를 중심으로 전방에 살라와 슈얼레를, 이어 마티치-미켈-램파드를 출전시키며 중원을 두텁게 했다.
전반 초반부터 리버풀은 맹공을 퍼부었다. 리버풀은 전반 점유율(70%)을 높이며, 8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슈팅이 없었다. 반면 첼시는 2개의 유효슈팅으로 1골을 만들어냈다.
전반은 양 팀이 치열한 중원싸움을 벌였고, 막판까지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리버풀의 우세 속에 전반 11분 쿠티뉴의 슈팅은 옆그물에 맞았고, 전반 40분 수아레스의 오른발 중거리슛은 골대 위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경기를 이끌던 리버풀은 전반 추가시간 ‘캡틴 제라드의 치명적인 실수로 선제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자기진영에서 볼을 돌리던 중 제라드는 사코의 패스를 놓치며 넘어졌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뎀바 바는 침착하게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은 1-0 첼시가 앞섰다.

전반 리버풀은 활발한 공격에도 소득이 없었다. 이날 선발로 나선 루카스의 움직임이 아쉬움을 남겼다. 동료들과의 마지막 호흡이 잘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서 결정적인 슈팅찬스를 번번이 놓쳤다. 헨더슨의 징계 결장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첼시는 원정 경기인 만큼 단단한 수비와 역습위주의 공격을 펼쳤다. 특히나 첼시는 테리와 골키퍼 체흐의 부상으로 수비진 전력누수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토마쉬 칼라와 이바노비치가 새롭게 중앙 수비라인을 맡았음에도 호흡에는 문제가 없었다. 더구나 다음 주 챔피언스리그 2차전 경기를 위해 교체선수도 대거 신예를 기용했던 첼시다. 경기에 앞서 챔피언스리그에 더 신경을 쓰겠다던 무리뉴 감독의 말이 그대로 반영된 출전명단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경기 내외적으로 실리를 추구했던 첼시가 ‘불같은 리버풀의 공격을 잘 막은 형국이 됐다.
후반에도 첼시는 카운터 어택을 노리며 수비에 더 역점을 뒀다. 측면에 살라와 슈얼레까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때문에 빠른 공격 템포로 사정없이 몰아치는 리버풀의 공격 장점은 퇴색해 버렸다. 리버풀은 중거리 슛과 부정확한 슈팅을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좀처럼 첼시의 수비는 공간을 내주지 않으면서 리버풀의 발을 묶어놓았다.
후반 결국 리버풀은 부진한 루카스와 수비수 플레너건을 빼고, 공격수 스터리지와 아스파스를 차례로 투입했다. 후반 조 알렌의 회심의 슈팅과 제라드의 헤딩슈팅 등 기세를 올렸지만. 슈워처 골키퍼 선방에 막히거나 모두 빗나갔다. 첼시는 같은 포지션의 살라 대신 윌리안을 투입하며 전형에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막판에는 슈얼레 대신 수비수 케이힐을 투입하며 철통수비를 구축했다.
결국 첼시는 공격에 열을 올리던 리버풀의 뒷공간을 끊임없이 노렸고, 추가골까지 얻었다.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첼시는 윌리안이 쐐기골을 넣고 2-0 승리를 가져갔다.
결과적으로 실리를 추구하며 ‘안티 풋볼을 구사한 첼시는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일정에서 남는 장사를 하게 됐다. 반면 리버풀의 홈팬들은 홈구장을 가득 메우며,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는 등 24년 만에 우승을 염원했지만, 아쉽게도 우승을 확정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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