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세월호 참사로 카드사용액 줄었다
입력 2014-04-27 17:18 
사상 최대 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때조차 늘었던 카드 사용액이 세월호 침몰 이후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세월호가 침몰한 16~22일 일주일간 신한ㆍKB국민ㆍ현대카드 취급액 규모를 조사한 결과 3조900억원에서 2조9700억원으로 3.8% 감소했다.
A사는 지난 3월 16~22일 카드 사용액이 1조1600억원이었지만 이달 같은 기간에는 1조10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B사는 9600억원에서 9200억원, C사는 9600억원에서 9200억원으로 주춤했다.
수백 명 사상자를 낸 세월호 침몰 대참사와 국가적 애도 분위기로 인해 생활필수품을 제외한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카드사마다 4~5%씩 카드 이용 실적이 줄었다"며 "VIP부터 일반 고객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업군에서 소비 자제 현상이 나타난 셈"이라고 말했다.
근로자의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5월 소비 대목 시즌이 코앞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 감소가 큰 폭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 대목 전에는 카드 선결제로 인한 사용 규모가 늘어나는 게 정상"이라며 "해외여행을 앞둔 쇼핑, 각종 선물 구입 등이 미뤄지거나 취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올해 1월 발생한 KB국민ㆍ롯데ㆍNH농협카드 등 카드 3사 고객정보 유출 사건은 카드 이용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카드업계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이용 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전체 카드 사용 규모는 167조9000억원. 이는 161조6000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수치며 작년 한 해 카드 이용실적 증가율인 3.8%보다도 높다.
2011년 3분기 후 가장 높은 이용 증가율을 보인 체크카드 덕분이다. 올해 1~3월 체크카드 이용 실적은 25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6% 폭증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이용 규모는 0.5% 느는 데 그쳤다.
소비자들은 올해 들어 국가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두 사건에 대해 왜 상반된 소비 패턴을 보인 걸까.
소비심리적 요인이 단연 크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고객정보 유출 사태 때는 개인적으로 카드 비밀번호를 바꾸거나 재발급 받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은 온 국민에게 무력감을 안겨줬고, 침통한 사회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각종 행사, 모임이 줄줄이 취소됐다. 특히 카드 승인 금액 규모가 가장 큰 음식업종에서 씀씀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박사는 "불요불급한 외식 소비가 크게 줄었을 것"이라며 "실물 경기가 침체된 데 이어 심리적인 우울까지 겹치면서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행태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카드 사용 감소는 없었지만 새 카드를 만드는 소비자는 줄었다. 1분기 전체 카드사 신용카드 신규 발급은 총 651만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급감했다.
[이유섭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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