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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무한도전’ 길 자진하차 충격 극복하고 비상할 수 있을까
입력 2014-04-26 11:28 
사진=무한도전 캡처
[MBN스타 금빛나 기자] 화불단행(禍不單行), 나쁜 일은 늘 한꺼번에 뭉쳐서 온다고 했다. 이는 멤버들 간의 흔들리지 않는 끈끈한 우정과 늘 신선한 도전으로 탄탄한 팬층을 자랑해 왔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현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싶다.

최근 ‘무한도전에 비상이 걸렸다. 진도해역에서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사고로 나라가 시름에 빠지며 예능프로그램들이 속속들이 결방을 결정하며 애도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출연자 중 하나인 길이 음주운전 파문을 일으킨 것이다. 혈중 알코올농도는 0.109%로, 이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평상시에도 지탄받아 마땅할 길의 음주운전 소식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소식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그의 경솔함을 지적하며 크게 비난했고,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지자 길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무한도전에서 자진하차를 선택했다.

길은 ‘무한도전에서 유독 호불호가 강했던 멤버 중 하나였다. 다른 이들과는 달리 2009년부터 중간 투입됐던 멤버였을 뿐 아니라 무리수 개그와 존재감 없는 통편집 굴욕으로 왕왕 하차설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이렇듯 초반 부침이 잦았던 길이었지만 점차 ‘무한도전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처음 그를 거부했던 팬들 역시 ‘이제야 감 잡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게다가 장기 프로젝트 중 하나인 ‘스피드 레이서의 열등멤버 중 하나였던 길은 무던한 노력 끝에 2014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출전을 따내기까지 했다. 이렇듯 5년 동안 애써 쌓아올렸던 공든탑을 쌓아올렸던 길이지만, ‘음주운전으로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길의 자진하차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무한도전 콘서트 티켓판매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당시 콘서트를 총괄하던 길은 이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며 자진하차를 선언했던 것이다. 제작진과 멤버들은 즉각 만류에 나섰고, ‘무한도전 팬들 역시 한 번 가족이 된 만큼 하차는 옳지 않다며 길의 자진하차를 번복하게 했다.

하지만 이번 자진하차는 콘서트 논란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길이 바로 ‘음주운전이라는 잘못한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범죄행위 일 뿐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몹시 적절치 못했다. 그동안 길을 감싸주었던 제작진 역시 만큼은 그냥 간과할 수 없는 듯 그의 하차를 수렴했고, 국민정서를 위해 그의 출연분을 일절 도려낼 예정이다.

이와 같은 길의 하차에 팬들은 허탈함고 분노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곧 있으면 있을 9주년 특집의 의미를 망쳐놓았을 뿐 아니라, 2014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출전에까지 타격을 입하며 장기프로젝트의 전면 재정비를 검토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금은 언제 녹화가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17일 ‘무한도전는 전 국민이 슬퍼하는데 웃고 떠드는 예능 녹화를 할 수 없다며 촬영을 접었고, 24일 또한 길의 자진하차와 맞물리면서 또 다시 녹화를 취소했으며, 다음주 5월 1일에 있을 녹화진행 여부 또한 불투명하다.

‘무한도전은 4월에 돌입하면서 위기설에 시달려 왔다. 4월 첫 주 토요일인 지난 5일 방송 분이 10.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무한도전의 초창기 형태인 ‘무모한 도전 이후 기록된 시청률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일 뿐 아니라, 두 자리 수 마지노선을 겨우 지킨 성적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두 개의 장기 프로젝트 ‘스피드 레이서와 ‘브라질 월드컵 응원단 또한 조경도전이나 레슬링 등의 과거 장기프로젝트에 비해 화제성이 떨어졌던 것도 사실이다.

9년이라는 시간동안 ‘무한도전은 참으로 다양한 위기에 직면해왔다. 멤버들이 크고 작은 사고와 부상으로 녹화에 불참하기도 했고, 장기파업으로 기약 없는 결방을 경험하기도 했다. 위기의 순간마다 ‘무한도전은 이러한 염려들을 비웃듯 새로운 특집과 도전으로 극복해나갔고, 그야말로 국민 예능프로그램의 위엄을 자랑하며 지금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심각하다. 아무리 많은 일이 있었다 할지라도, 9년이라는 시간동안 한 번도 음주운전과 같이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며 프로그램에서 떠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길은 ‘스피드 레이서와 ‘브라질 월드컵 응원단 모두 핵심인물로 활동해왔다. 사회적인 정서를 생각해서 이미 촬영한 영상을 대대적으로 편집해야 하는 수고는 물론이고, 궤도 변경이 불가피하게 하게 되면서 이에 따른 완성도도 보장받지 못하게 됐다.

‘무한도전은 당분간 6인체재로 프로그램은 이끌어 나간다. ‘무한도전의 위기극복 능력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무한도전의 시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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