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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 속 ‘그리고’ 배우들…빛나거나 어둡거나
입력 2014-04-26 11:27 
사진=포스터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포스터를 자세히 보면 ‘그리고 ○○○ 라고 배우의 이름 앞에 수식이 붙곤 한다. 일명 ‘그리고 배우로 정리할 수 있는 이들은 작품 안에서 빛나거나 어둡거나 둘 중 하나다.

영화 ‘일대종사 송혜교, ‘관상 김혜수 ‘더 파이브 온주완 ‘결혼전야 주지훈, ‘또 하나의 약속 이경영, ‘남자가 사랑할 때 남일우, ‘우아한 거짓말 유아인 성동일, ‘표적 유준상 진구 등은 ‘그리고 배우에 포함돼 대중을 만났다. 친숙한 이름 앞에 ‘그리고가 붙어 궁금증을 유발하고 활약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누가 반짝 반짝 빛났으며 누가 어둡게 자취를 감췄을까.

너무 반짝 반짝 눈이 부신 ‘그리고 배우들

‘더 파이브 온주완과 ‘결혼전야 주지훈, ‘또 하나의 약속 이경영, ‘남자가 사랑할 때 남일우, ‘우아한 거짓말 유아인 성동일, ‘표적 유준상 진구는 ‘그리고 배우의 성공적인 예이다.


온주완은 ‘더 파이브에서 섬뜩한 사이코패스 살인자 재욱으로 등장한다. 독기를 품은 눈빛, 살벌한 웃음, 섬뜩한 행동도 태연하게 감행하는 모습은 기존에 봐온 온주완이 아니었다. 재욱 그 자체였기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큰 긴장감, 공포감을 안겼다.

주지훈은 ‘결혼전야에서 극중 소미(이연희 분)의 마음을 뒤흔드는 매력남 경수 역을 맡았다. 초반에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어 어디에 나온다는 거야?”라는 궁금증을 맘껏 자극한다. 그 찰나 소미와 대중 앞에 나타난 경수는 까칠하면서도 은근히 챙겨주는 전형적인 ‘나쁜남자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다. 때문에 소미의 연인 원철(옥택연 분)보다 더 치명적이다.

‘또 하나의 약속에서 이경영은 일하던 중 갑작스럽게 병을 얻어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교익으로 드라마틱한 성격을 강조했다. 그는 매사에 친절한 선배로 극 초반 부드러움을 안기다, 돌연 자신의 병세를 알고 빠른 악화로 삶에 대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모든 걸 받아들이는 자세는 여운과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남일우 역시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무뚝뚝하지만 자식을 한없이 사랑하고 아끼는 이 시대의 아버지를 그렸다. 치매에 걸려 자식에게 짐이 된 상황에서도 자신을 희생하며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하는 모습은 먹먹함과 아버지, 더 나아가 부모의 사랑을 느끼게끔 했다. 특히 극중 아들 태일(황정민 분)이 라면을 먹으면서 아버지에게 사랑하는 여인을 고백하는 장면, 태일이 좋아하는 여자 호정(한혜진 분)을 찾아가 그의 진심을 전하는 장면 등은 ‘남자가 사랑할 때의 명장면으로 꼽힐 만하다.

유아인과 성동일 역시 ‘우아한 거짓말에서 그 존재감을 십분 발휘했다. 유아인은 다소곳하게 머리카락을 넘기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단아한 매력을 선보였고, 명불허전 연기력을 자랑하는 성동일은 화냈다가 다정했다가 왔다 갔다 하는 반전매력으로 웃음을 안겼다.

오는 30일 개봉예정인 ‘표적에서는 유준상과 진구가 주인공보다 더욱 돋보이는 모습으로 새로운 면모를 과시한다. 편안한 삼촌같은 느낌의 유준상은 ‘표적에서 돈에 눈먼 송반장 역으로 야망과 비열한 면모를 드러낸다. 진구는 정체불명의 신비로움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그의 비밀이 밝혀지기를 기다리게 만든다.

또한 ‘그리고 배우 외에도 ‘몬스터 배성우, ‘찌라시-위험한 소문 안성기도 영화 속 숨은 주역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사진=포스터
단지 홍보 수단으로만 쓰인 아쉬운 ‘그리고 배우들

‘일대종사 송혜교와 ‘관상 김혜수는 조금은 아쉬운 활약으로 안타까움을 안긴 ‘그리고 배우다.

왕가위 감독의 작품인 ‘일대종사에 한국배우 송혜교가 출연, 양조위 장쯔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소식을 개봉 전부터 모두를 설레게 만들었다. 예고편에서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등장하는 송혜교의 모습은 남성들을 떨리게 했고 영화 속 활약을 예고했다.

그러나 정작 베일을 벗은 ‘일대종사는 실망 그 자체였다. 송혜교의 분량은 터무니없이 짧았고 더욱이 대사보다는 눈으로 모든 것을 표현했다. V.O.S ‘눈을 보고 말해요 가사가 송혜교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만 같았다. 헛웃음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송혜교의 미모와 존재감은 대중이 받았을 실망의 깊이를 조금은 낮췄다.

‘관상 속 홍일점 김혜수도 예상외의 선전을 하지 못해 어리둥절함을 안겼다. 멋스러운 한복 자태를 뽐내며 등장하는 김혜수는 특유의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새침하고 요염하게 송강호 조정석을 들었다놨다하며 일찌감치 ‘요물임을 알렸다. 하지만 멋스러운 한복자태, 요염한 밀당이 전부였다.

송혜교와 김혜수는 작품을 돋보이게 할 최고의 카드였지만, 적절히 쓰이지 못해 ‘그리고 배우에 대한 실망을 선사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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