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월호참사] 구명벌 제 역할 못해…승무원 책임도 커
입력 2014-04-25 18:12  | 수정 2014-04-25 18:59

세월호에 있는 구명뗏목(구명벌)이 긴급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명벌은 배가 침몰될 때 탑승객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핵심 장비다.
다만 선박의 경사가 심할 때에는 펴기 어렵고 급격하게 기울어 침몰하는 과정에서 자동으로 부풀어오르지도 않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구명벌은 배가 침몰하면 일정 수압에 의해 자동 팽창되는 튜브식 구조장비로 상자의 잠금장치를 풀어 수동으로 펼 수도 있다. 또한 입구를 닫아 해수 유입을 막으면 수일간 바다 위에서 버틸 수 있다.
세월호는 운항관리계획서에 25인승 구명벌을 모두 46개 갖추게끔 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2개를 제외한 44개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측이 지난 2월 안전검사 때에 2개를 점검업체에 맡겼기 때문이다.
44개라도 1100명이 탈 수 있어 사고 당시 탑승인원 476명뿐만 아니라 여객정원 921명을 태우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세월호 선사측의 입장이다.
이 같은 설명과 달리 이번 사고에서 구명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우선 세월호 선원이 사고 당시 아무도 구명벌을 펴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탈출한 선원은 불과 2개월 전 안전검사 당시에 작동법을 교육받았지만 구명벌을 바다에 던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구조에 나선 해경이 2개를 바다 위로 떨어뜨렸지만 구명벌은 1개만 펴졌다.
점검업체측은 배가 급격하게 기울어 뒤집히는 바람에 펴지지 않고 물속에 그대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조사와 별개로 급격하게 기울어 침몰하는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펴지게끔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구명벌이 경사가 심한 상태뿐만 아니라 평평한 상태에서 쉽게 펴지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세월호와 비슷한 구조의 청해진해운 소유 오하마나호를 검증한 결과 대부분의 구명벌이 정상적으로 펴지거나 분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를 인양한 이후에 구명벌이 펴지지 않은 이유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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