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종자본증권, 재테크 신종병기로
입력 2014-04-25 15:46 
자본ㆍ부채 인정 논란 1년 만에 신종자본증권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이자 기관ㆍ개인투자자의 고금리 투자처로 급부상해 시장 관심이 주목된다.
신종자본증권이란 채권과 주식 중간 성격을 띠는 증권을 뜻한다. 만기가 길고 상황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등 독특한 특성이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은행을 중심으로 발행돼 왔지만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가 비금융기업 최초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자본으로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금융당국 회계기준원 신용평가사 등이 이견을 내놓으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2013년 5월 국제 회계기준위원회(IASB)가 두산인프라코어 신종자본증권을 자본으로 인정한다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으며 이후 이를 발행하는 국내 기업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가스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공기업과 우리은행 등이 대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신종자본증권은 금융권 전유물이었으나 두산인프라코어 신종자본증권이 자본으로 판정된 이후 부채비율을 낮추거나 신용등급 재무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는 용도로 이를 발행하는 비금융회사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포스코 SK텔레콤 롯데쇼핑 등 국제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처한 기업들의 발행도 증가했다. 이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 50% 자본인정비율을 적용받고 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면 1000억원 모두 회사 부채로 잡히지만 신종자본증권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면 500억원은 부채로 나머지 500억원은 자본으로 잡히게 돼 부채비율 상승 폭이 크지 않게 된다.

투자자 처지에서도 신종자본증권은 절대 금리 매력이 높은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최고 우량등급인 AAA등급 기업이 발행한 일반 회사채 금리는 현재 3% 내외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연 4~6% 이상 높은 이자를 지급한다. 최근 발행된 롯데쇼핑 신종자본증권 표면금리는 4.72%로 책정됐다. 우리은행과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은 5% 후반대 이자를 지급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채 대비 연 2~3%포인트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뜨거운 편"이라며 "은행, 보험 등 기관투자가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거액 자산가를 포함한 개인투자자 수요도 많아지면서 증권사 지점이나 PB센터에서 리테일로 판매되는 물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은행이 발행한 연 6.14%짜리 신종자본증권은 올해 초 삼성증권 지점에서 절찬리에 판매된 바 있다.
신종자본증권 표면만기는 30년 내외로 길지만 발행 후 5~10년이 지나면 발행 기업이 콜옵션(만기 전에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돼 있어 투자자 부담은 크지 않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껏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은 대부분 만기 전에 조기 상환됐다"며 "실질 만기는 콜옵션이 부과된 5~10년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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