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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외인 역전, 평균자책 10걸 중 토종 6명
입력 2014-04-25 10:07  | 수정 2014-04-25 10:12
토종 투수들과 외인투수들의 마운드 위상이 역전된 시즌 초반이다. 유희관, 유창식, 이재학, 양현종(왼쪽부터) 4명의 국내 투수들은 평균자책점 부문 5위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올해는 토종 투수들의 위상이 외인 투수들을 앞설 수 있을까. 지난 해까지 국내 프로야구의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천하였다. 특히 평균자책점 부문에선 국내 투수들이 비집고 들어가기 힘겨웠다. 하지만 올 시즌들어 이 같은 양상이 바뀌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달라진 마운드 풍경을 감상해 보자.
▲ 평균자책점 10걸 중 6명, 상위 5걸 중 4명이 토종투수
시즌 초반 토종투수들과 외인투수들의 마운드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5일 오전 현재 평균자책점 부문 10걸 중 6명이 한국인 투수들이다. 4명의 외인투수들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지난해 시즌 종료 당시 무려 7명의 외인투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위상의 변화다.
특히 1위 유희관(두산, 1.91), 2위 유창식(한화, 2.12), 3위 이재학(NC, 2.34), 5위 양현종(KIA, 2.45) 등 4명의 토종투수들이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5위 내 이름을 올린 외인 투수는 KIA의 데니스 홀튼(2.45, 4위)밖에 없다. 범위를 15위권내로 넓혀도 외국인 투수들은 5명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각 팀 2명(NC 3명)의 양적인 비중을 보면 당연한 결과 일 수 있다. 하지만 외인들이 그간 한국 마운드에서 차지했던 질적인 비중을 보면 사뭇 생경한 풍경이다. 동시에 최근 심화됐던 외인투수 전성시대의 흐름이 둔화된 모습이다.
리그 전체 투수들의 질이 높아진데서 온 결과는 아니기에 더욱 놀랍다. 시즌 초 프로야구는 외국인 타자들의 도입과 맞물려 완연한 타고투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4.06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NC가 전체 1위이며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팀이 3팀(한화, KIA, LG)일 정도로 투수들이 고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외인 투수들의 비중이 높았던 선발 마운드 위상의 변화가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 토종 신예 투수들의 약진과 새 외인투수들의 부진을 꼽을 수 있다.

현재 평균자책점 10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토종 투수들 중 유희관, 이재학은 지난해까지 신인왕을 놓고 경쟁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균자책점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유창식 역시 7억 원의 입단 계약금을 받은 고교 최대 유망주 출신으로 올해 기량을 꽃피우고 있는 모습. 지난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부상으로 아쉽게 멈춘 양현종은 올해 막강한 구위를 뽐내며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부문 8위에 올라있는 김광현은 지긋지긋했던 부상을 털어내고 대한민국 대표 좌완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으며 구원으로 출발했던 한승혁은 선발 전환 이후 깜짝 호투로 KIA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20대의 젊은 투수들이다. 영건들의 분전이 이른바 토종과 외인투수들의 마운드 역전현상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 불안한 출발, 외인투수 역대 최악 시즌 되나
반면 외인투수들은 전반적으로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활약하는 투수 중에는 홀튼과 NC의 태드 웨버(평균자책점 3.38, 10위), LG의 에버렛 티포드(3.31, 규정이닝 미달) KIA의 하이로 어센시오(1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1.29) 4명만이 선전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크리스 볼스테드(두산), 코리 리오단(LG), 앤드류 앨버스, 케일럽 클레이(이상 한화)는 5점을 훌쩍 넘긴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부진이 이어진다면 퇴출을 걱정해야할 처지다.
기존 선수들의 페이스도 부상 등의 악재가 겹쳐지면서 더디다. 롯데의 외인 원투펀치 쉐인 유먼(2.74), 크리스 옥스프링(2.76)은 평균자책점 부문 6,7위에 오르는 활약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넥센의 앤디 밴 헤켄(3.45)도 한국 야구 3년차에도 순항 중이다. 하지만 브랜든 나이트(넥센, 4.35), 더스틴 니퍼트(두산, 4.50), 조조 레이예스(SK, 4.62) 에릭 해커(NC, 4.70)는 예전과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증명했던 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위력면에서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딘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투수들도 있다. 삼성의 릭 밴덴헐크는 3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7.36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이후 어깨염좌로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5월 초 정도에나 복귀할 예정으로, 삼성의 입장에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데뷔가 늦었던 J.D 마틴의 데뷔전 호투가 그나마 위안이다.
SK의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는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선보였으나 오른팔뚝 전완근 미세염증으로 최근 로테이션에서 이탈했다. 복귀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 중인 NC의 찰리는 오른쪽 복사뼈 부상으로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으며, 곧 복귀할 예정이다.
다만 이런 토종-외인 마운드 역전 현상이 시즌 내내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현재 부진한 외인투수들이나, 기존 투수들이 반전을 이뤄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 동시에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투수들이 시즌 내내 순항할 수 있을지도 과제로 남아 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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