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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과 경남의 천적관계 그리고 ‘이흥실 더비’
입력 2014-04-25 10:00 
경남 입장에서는 약연을 끊기 위해서라도 더 이를 악무는 경기다. 여기에 이흥실 코치로 인해 볼거리가 또 추가됐다. ‘이흥실 더비’라 부를 수 있는 경기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근 8년 간 전주성에서 동고동락했던 이가 적으로 돌아왔다. 아마 전북의 팬들도, 당사자인 이흥실 경남FC 수석코치도 이런 날은 쉽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얄궂은 재회다.
전북과 경남이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5승2무2패 승점 17로 포항(승점 19)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은 홈에서 선두권 수성에 나서고 2승4무3패 승점 10점으로 8위에 그치고 있는 경남은 상위리그권(7위) 진입을 위해 승점을 챙겨야하는 경기다.
‘천적관계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전북이 일방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에 경남 입장에서는 약연을 끊기 위해서라도 더 이를 악무는 경기다. 여기에 전북에 있다가 경남으로 둥지로 옮긴 이흥실 코치로 인해 볼거리가 또 추가됐다. ‘이흥실 더비라 부를 수 있는 경기다.
이흥실 수석코치는 최강희 감독과 함께 현재의 전북을 있게 한 중요한 공신이다. 지난 2005년 여름 최강희 감독이 전북의 지휘봉을 잡게 됐을 때 친히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었던 대상이 이흥실 코치다. 최강희-이흥실 조합은 찰떡궁합으로 불리며 전북을 리그 강호로 뿌리내리게 했다. 그런데 2011년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원치 않은 엇갈림이 발생했다.
최강희 감독은 위기에 빠진 국가대표팀의 SOS를 받아들여 팀을 떠났고 이흥실 코치가 지휘봉을 잡았다. 사실상 최강희 감독이 복귀할 때까지의 임시직이었다. 어쩌면, 그 애매한 조건이 지금의 애매한 재회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2012년, 이흥실 감독은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전북을 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2위를 실패한 성적이라 말하기는 너무 우습지만, 결국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다. 2013년 여름 최강희 감독이 전북으로 복귀했을 때 이흥실 코치는 전주성에 없었다. 당시 두 지도자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았으나 이흥실 코치는 최강희 감독님과의 인연이 1987년도부터다. 그 속에 25년이라는 시간이 있다. 우리 사이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표현으로 괜스런 시선의 확산을 경계했다.

그로부터 약 1년 후 흥미로운 대결이 성사됐다. 백전노장 이차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경남호에 승선한 이흥실 수석코치가 2012년 겨울을 끝으로 발도장을 찍지 않았던 전주성으로 돌아온다. 최강희 감독과의 간접대결도 불가피해졌다. 이제는 도전자 입장이다. 기록을 살펴보면 경남에게 전북은 넘기 힘든 벽과 같은 존재다.
경남에게 철저히 강했던 전북이다. 2010년 5월 이후,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경남과 싸워 7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2008년 이후로 계산하면 9승1무, 10경기 연속 무패행진이다. 그냥 이긴 것도 아니다. 골도 많이 넣었다. 7연승을 거두는 동안 전북은 모두 2골 이상의 다득점에 성공했다. 4골을 넣은 적도 1경기가 있고, 무려 5골을 폭발시킨 때도 있었다. 지난 시즌 최강희 감독의 복귀전이 지난해 6월30일 경남전이었는데, 그때도 스코어가 4-0이었다. 전북에게는 행복한 기억이지만 경남에게 전북은 악연이다.
어찌 보면 그런 먹이사슬 관계를 최강희 감독과 함께 만든 이가 이흥실 수석코치다. 자신이 묶었던 매듭을 스스로 풀 수 있을까.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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