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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누구를 위한 공연 취소였나…가요계 법적공방 ‘불씨’
입력 2014-04-24 18:45  | 수정 2014-04-24 19:0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세월호 참사로 공연이 잇달아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되면서 가요계 분란 조짐이 일고 있다. 전 국민이 슬픔에 잠긴 가운데 이해 관계에 놓인 공연기획사와 가수간 마찰을 놓고 보는 시각이 양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공연기획사 대표는 24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가수 B씨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다. 법무팀과 상의해 다음주 서울중앙지법에 관련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공연기획사 대표에 따르면 B씨는 다음달 공연을 치를 예정이었다. A공연기획사는 B씨와 계약에 따라 대관료와 안전업무 등에 관한 대금 4000여 만원을 이미 지급했다. 또 다른 관계사도 B씨의 출연료와 수익배분 관계가 얽혀 있다.
문제는 B씨가 공연취소를 결정하기 전 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점이다. 당장 손해를 떠안게 된 A공연기획사 측은 감정이 상할 대로 상했다.

A공연기획사 대표는 "B씨의 뜻은 충분히 공감하나 우리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그러한 (공연 취소) 결정을 발표할 수 있는 지 의문"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대표는 이어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어느 한 쪽의 귀책으로 인한 계약 파기는 2배의 위약금을 물도록 돼 있다. 이 책임과 손해배상을 묻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B씨 측은 A공연기획사 대표의 대응에 당혹스러워 했다. B씨 측은 "온 나라가 슬픔과 분노로 가득찬 상황에서 어떻게 노래하고 춤을 추라는 말이냐"며 "A공연기획사 대표의 주장은 일부 사실과 다를 뿐더러 납득하기 어렵다. 공연은 언제든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분위기는 더욱 싸늘해졌다. A공연기획사 대표는 "솔직히 예매가 시작된 티켓 판매량이 목표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어차피 (공연이) 성공할 수 없을 것 같으니 혼자 생색내기에 나선 것 아니냐. 만약 진심으로 희생자를 위한다면 추모 공연을 열어 수익금을 기부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었다"고 수위 높게 B씨를 비난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사회 분위기상 조심스러워 말을 못 꺼냈지만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A사와 B씨뿐 아니라 다수 취소된 대학축제 및 지방 행사와 관련해 잘잘못을 따지기 애매한 탓이다.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양해를 구하고 원만히 합의하겠지만 심각한 타격을 입은 건 영세한 기획사들이다. 가수야 출연료를 돌려주면 그만일 지 몰라도 이미 행사를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인 기획사는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더불어 "공연 취소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바로 뮤지션의 역할론이다. 앞서 '뷰티불민트라이프' 측은 오는 26일부터 4일간 경기도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강행 의지를 밝혀 팬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뷰티풀민트라이프 측은 "공연의 본질이 기쁘고 즐겁고 흥을 돋우는 유희적인 기능도 크겠지만, 경우에 따라 누군가를 위로하고 정화하며 희망을 줄 수 있다. 그렇기에 어떤 문화보다도 가치 있는 것"이라며 "애도나 슬픔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가 느끼는 정서이고, 묵묵히 각자의 일을 통해 이겨내면서 사고의 경각심을 되새기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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