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Hot-소스] 알맹이 꽉찬 기업들 테마 때문에…
입력 2014-04-24 14:19 

"'보도자료는 왜 배포하지 않느냐'는 투자자들의 전화 때문에 IR 담당 직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우리 회사는 해당 테마와 상관도 없는데 주주라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너무 많아 괴롭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A기업의 CFO인 박 모 이사는 '테마'라는 단어에 민감하다.
회사가 테마주로 엮였던 처음엔 주가가 올라 좋았다. 하지만 하락하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문제는 휘둘리는 주가 때문에 회사 가치를 보고 장기 투자하겠다던 투자자들까지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B기업의 경영자인 C대표이사도 테마 때문에 피해를 봤다.
회사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기관 탐방을 꾸준히 대응했던 그는 대형 기관의 투자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테마로 엮였다가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주가 관리가 힘들 것 같아서 투자하기 어렵겠다'는 기관의 이야기를 듣고 상당 기간 좌절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부 기업들이 시장 루머로 테마에 엮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알짜 사업영역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회사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디스플레이 및 관련 부품 업체인 미래나노텍도 원하지 않게 3차원(3D) 프린터 테마로 엮여 한바탕 홍역을 치룬 회사 중 하나다.
미래나노텍이 미국의 3D 프린터 업체인 스트라타시스의 한국 유통사인 티모스(Thymos)에 지분 투자를 했다는 소식으로 관련 테마주에 엮인 것.
하지만 미래나노텍에서 투자한 회사는 터치패널 관련사로 이름만 같을 분 업종이 다른 회사였다.
미래나노텍은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UHD TV 시장 확대에 따른 광학필름 출하량 증가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고객으로부터 대형 UHD TV 광학 필름 주문이 증가하고 있어 미래나노텍은 올해 2분기부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메탈메쉬 터치패널 생산 개시와 하반기 퀀텀닷(QD·양자점) 필름이 적용된 UHD TV 출시는 잠재 성장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통합지휘무선통신망(TRS) 솔루션과 키플링 등 패션 사업부분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 중인 리노스도 항상 테마주로 언급돼 회사 내재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리노스는 1991년 설립 이후 TRS 솔루션 기술을 바탕으로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열차무선통신, 공공SI 부문의 IT 부분과 캐주얼 키플링과 이스트팩을 바탕으로 패션 부분이 더해져 성장해왔다.
최근엔 임상시험수탁기관 전문기업인 드림씨아이에스 주식 70%(7만415주)를 인수해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영역 중 열차무선 통신분야가 있다는 이유 때문에 항상 철도 테마주에 엮여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도 최연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국제철도협력기구 사장단 회의 참석을 위해 방북한다는 소식에 13% 넘게 급등했지만 22일부터 차익 매물로 사흘 연속 하락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마를 악용하는 기업들도 문제지만 잘못된 정보로 피해를 보는 상장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기업설명(IR) 자료를 배포하는 등 루머에 대응한다면 피해를 보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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