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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이야기 다룬 ‘한공주’…그러나 ‘청불’이라는 ‘불편한 진실’
입력 2014-04-24 11:14  | 수정 2014-04-24 15:50
사진=포스터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한공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심상치 않다.

지난 17일 개봉한 ‘한공주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친구를 잃고 전학을 가게 된 공주(천우희 분)가 새로운 곳에서 아픔을 이겨내고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 8만7229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공주의 극장 개봉은 의미부터 남달랐다. 지난해 열린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비젼부문 시민평론가상, CGV 무비꼴라쥬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43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타이거상, 제16회 도빌 아시아 영화제 심사위원상과 국제비평가상, 관객상, 제13회 마라케시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금별상, 제39회 서울독립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열혈스탭상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이미 그 진가를 발휘했다.

여세를 몰아 이어진 극장 개봉에서도 개봉 하루만에 1만 관객 돌파, 4일 만에 6만 관객을 거뜬히 돌파하며 영화를 향한 관심과 애정을 알렸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평점 8.93점, 다음 평점 9.4 등 높은 수치를 유지하며 극장 나들이를 자극하기도 한다.


청소년 성폭행 또는 우정, 가족의 정 등을 다뤄 청소년들이 꼭 봐야 될 ‘한공주.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다. 때문에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정작 영화의 주인공인 이들이 관람할 수 없다.

이에 ‘한공주 연출을 맡은 영화감독 이수진, 배우 천우희는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이수진 감독은 ‘한공주 후반작업 당시 다른 이들에게 영화등급을 물어보니 다들 ‘청소년관람불가라고 했다. 그래서 사실 기대는 안했지만, 막상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나오는 아쉽다. ‘한공주를 고등학생들도 봤으면 하고 학부모도 함께 관람해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했는데 아쉽더라”라고 밝혔다.

극중 주인공이자 피해자 한공주 역을 맡은 천우희 역시 청소년들이 ‘한공주를 봤으면 하는데 청소년관람불가라 아쉽다. 어른들도 영화를 보고 많은 것을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공주 홍보를 맡은 홍보사의 한 관계자도 청소년들이 봐야할 영화인데 등급 때문에 제한이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한공주 등급자료 조회를 보면 선정성과 폭력성, 모방위험은 높은 편이고, 공포와 약물, 대사(저속성 등), 주제는 다소 높음이다. 영상의 표현에 있어 폭력적인 부분은 자극적이며 거칠게 지속적으로 표현되고 있고, 그 외 선정성 및 모방위험 부분에서도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라는 판단이 내려져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한공주, 청소년들이 볼 기회가 생길 수 없을까.

사진=영상물등급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MBN스타와의 통화에서 영화 개봉 전, 영등위로부터 등급을 결정 받은 신청사는 30일 이내에 등급결정에 대한 이의를 신청해 재분류를 요청할 수 있고, 또는 (기존 등급신청을 취소한 후) 자체적인 편집을 통해 등급을 다시 신청할 수도 있다”며 영화가 개봉된 후, 해당 제작사가 같은 영화를 다시 편집하여 개봉할 경우, 다시 영등위에 등급분류를 받아, 새로 등급을 받게 된다. 새로 등급을 받게되는 영화는 기존 영화제명을 쓸수 없기에, 같은 영화제명에 감독판, 무삭제판, 리마스터링 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등급을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장가를 고공행진 중인 ‘한공주가 청소년관람불가라는 불편한 진실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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