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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LG 전임 감독들 뒤 따랐다
입력 2014-04-24 08:06 
11년 만에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김기태 감독도 결국은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나야 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45)이 자진 사퇴했다. 2011년 말부터 지휘봉을 잡은 LG 9대 감독 김기태는 계약 마지막 해를 다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LG는 또 한 번 리더를 잃었다.
LG는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종료 직후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LG는 23일 현재 4승13패1무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1위와는 7.5경기, 4위와는 5.5경기차다.
LG 남상건 사장과 백순길 단장은 1박2일 동안 꼬박 밤을 새우며 김 감독을 설득했지만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형님 리더십으로 대표되는 김기태 감독은 LG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결과도 좋았다. LG는 2013년 정규시즌에서 74승54패(승률 0.578)로 2위를 차지했다.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며 11년 된 한을 풀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2014 시즌 17경기 밖에 더그아웃을 지키지 못했다. 시즌 초반 좋지 못한 성적이 결국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임기 전체를 봤을 때 김기태 감독이 결코 나쁜 성적을 낸 것이 아니다. 김 감독은 LG 사령탑으로 정규시즌에서 135승138패5무(승률 0.495)를 기록했다.
LG 전임 감독들의 정규 시즌 성적을 비교해보면 김성근 감독(0.528) 이광환 감독(0.526) 백인천 감독(승률 0.504) 천보성 감독(0.500)에 이어 다섯 번째다.

특히 팀을 이끈 두 번째 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점은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 하지만 역대 LG 감독들을 보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계약 연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혼의 야구를 펼친 백인천 전 감독은 1990년 지휘봉을 잡자마자 팀에 페넌트레스 1위,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물했다. 1990년 6월3일까지만 해도 14승22패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71승49패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이 기세는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1991년 투수진이 흔들린 LG는 정규시즌 6위에 그쳤다. 계약기간을 1년 남긴 백인천 감독은 구단에 계약갱신을 요구하다 갈등을 빚었고 결국 시즌 종료와 함께 백인천 감독은 팀을 떠났다.
LG는 2001년 초반 팀이 바닥권에 머물자 5월16일 이광은 감독을 해임했고 김성근 1군 수석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김성근은 9월24일 정신 감독으로 승격됐다.
LG는 달라졌다. LG는 2002년 정규시즌 4위를 차지한 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2승4패로 졌지만 멋진 야구를 펼쳤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그해 해임됐고 팬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12년이 지난 2014년에도 같은 역사가 되풀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 LG를 정규시즌 2위에 올려놓은 김기태 감독의 사퇴는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LG는 마지막까지 감독을 잡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진사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왜 감독이 팀을 떠나겠다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다. 그 이유는 LG 구단 수뇌부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LG는 이전에도 많은 감독들을 단기간에 떠나보냈다. 안타까운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ball@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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