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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보아, 데뷔 15년만에 ‘연기 맛’에 빠지다
입력 2014-04-23 15:59 
춤추듯 사랑하고 사랑하듯 춤춰라.
언더그라운드 댄서 겸 타이코 드럼 연주와 탭댄스를 믹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댄스 그룹 ‘코부의 리던 아야(보아 분)는 남다른 실력으로 이미 많은 클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독립적인 성격의 신여성. 오직 춤에 빠진 아야는 어느 날 춤과 몸짓만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의문의 남자 도니(데릭 허프 분)를 만나게 된다. 즉흥적으로 함께 춤을 춘 순간부터 아야와 도니는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장애물들이 두 사람의 앞길을 막고 그럴수록 아야와 도니의 사랑은 점점 커진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케 하는 아야와 도니, 춤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


[MBN스타 여수정 기자] 유 스틸 마이 넘버원”(You're still my No.1)을 외치던 아시아의 별 보아가 첫 할리우드 작 ‘메이크 유어 무브로 스크린 접수 중이다. 이미 한국에서 보아는 ‘연애를 기대해와 ‘관능의 법칙 카메오 등으로 노래와 춤 못지않은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때문에 ‘메이크 유어 무브 속 보아의 모습에 대중의 시선이 절로 간다. 하지만 순서는 그 반대다. 그는 ‘메이크 유어 무브 덕분에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와 영화 ‘관능의 법칙 개봉을 앞둔 ‘빅매치(가제)까지 찍게 됐다. 한마디로 ‘메이크 유어 무브가 보아에게 연기의 맛을 느끼게 해준 작품인 셈이다.

가수로서 열심히 공연을 하느라 출연 제의는 있었지만 배우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나를 시작하면 거기에 집중하는 타입이라 섣불리 연기 시작을 꿈꾸지도 못했다. 그러던 중 ‘메이크 유어 무브를 만났고 이 작품은 나에게 연기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줬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의외였다. 고심 끝에 출연을 결정했는데 일단 댄스영화라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감독님이 직접 일본까지 날 찾아와 열의를 보여줬다. 이 감독님이라면 나를 잘 이끌어주겠다 싶었다. ‘메이크 유어 무브 촬영을 시작하고 연기에 대한 매력을 정말 많이 느꼈다.”

가수 보아가 아닌 배우 보아를 만나게 해준 ‘메이크 유어 무브는 팬들에게는 특히 고마운 작품이다. 영화에는 무대 위 화려하고 파워풀한 보아가 아닌 청순하고 그저 춤을 사랑하는 모습이 오롯이 담겨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수수한 모습으로, 반갑지만 조금은 낯설다.

난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항상 보는 모습이다. (웃음) 사실 앨범 작업을 할 때나 연습실에 있을 때의 모습 그대로 담았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무대 위의 화려함 때문에 영화 속 내 모습이 생소하겠지만 알다시피 ‘K팝스타에서는 워낙 자연스러운 모습도 보여줘서 조금은 익숙하지 않을까 싶다.”

‘메이크 유어 무브는 ‘스텝업 시리즈의 뒤를 잇는 이야기와 춤이 있는 댄싱 로맨스다. 보아와 데릭 허프의 화려한 춤, 연기 호흡, 이루어질 듯 말 듯 밀당(밀고당기기)하는 사랑 이야기로 영화를 가득 채웠다. 관람하는 내내 몸이 절로 움직이게 되는 흥겨운 영화다.

난 오랫동안 춤을 춰왔다. 본업이 가수라 노래에 더 많은 집중하고 춤에 모든 열정이 담지 못함에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댄스영화를 동경한 것 같다. 댄스영화에서는 오로지 댄스에만 집중하고 마음껏 자신의 춤을 보여주지 않나. ‘메이크 유어 무브에는 커플댄스가 등장하는데 이는 단순한 춤이 아닌 하나의 대화 수단이다. 굳이 대사를 하지 않아도 몸짓과 표정으로 대화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보아는 주특기인 댄스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댄스에만 집중할 수 있어 댄스영화를 동경해왔다고 고백했지만, 보아는 댄스는 물론 표정 연기까지 호평을 받고 있다. 할리우드 작품이라 주로 외국어 대사가 많은데 이 역시 능숙하게 소화했다.

사진=스틸
사실 우리들이 춤추는 동안 그런 표정을 세심하게 지은 줄도 몰랐다. 댄스장면에서는 그저 표현하고 싶은 대로 했는데 배우에 대한 감독님의 캐치력이 대단하다. 감독님의 섬세함에 정말 놀랐다. 한국에서는 내 연기를 보인 작품이 ‘연애를 기대해가 먼저지만, 3년 전 이미 영화를 찍고 난 후 드라마를 찍은 것이다. 때문에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리액션 등 그 당시의 베스트를 한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내가 생각 면에 있어서는 조금 성장한 듯 싶다. (웃음) 일상적인 언어와 카메라 속 연기는 다르더라. 영화 촬영을 위해 영어 발음 코치를 따로 받았다. 물론 처음에 영어 연기가 부담스러웠고 외국인 사이에서 연기를 해야 되기에 그들과 동떨어지면 이상할 것 같아 더욱 열심히 준비를 했다.”

만 13세에 데뷔했던 어린 소녀 보아는 화려한 수상 경력을 시작해 수많은 앨범 발매, 방송 활동, 자신을 롤모델로 생각하는 후배의 등장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29살의 성숙한 여성으로 성장했다. 가요계에서는 선배지만 배우로서는 신인의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은 신선하다. 연기력 호평에 해맑게 웃으며 다행이다”라고 안도하는 모습 역시 새롭다.

데뷔 15년차라거나 신인이라고 해서 다르다기보다는 모든 일에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가수는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많은 것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배우는 상대배우와의 교감이 있고 이를 느낄 수가 있더라. 무대 위에서 짓는 표정, 퍼포먼스도 연기라고 할 수 있지만 연기와는 다른 것 같다. 화면에서는 작게 표현할수록 더 크게 다가온다. 표현한다는 개념으로 볼 때는 가수와 배우가 같지만 차이는 있다. 주변 연기 선배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느껴서 표현하라라고 했는데 이 말이 정답 같다. 난 배우에서는 신인이라, 예쁘게 봐주기보다는 날카로운 시선도 있을 것이다. 이 역시 내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실수 없도록 앞으로의 방향이 필요할 것 같다.”

연기의 맛에 푹 빠진 보아는 현재 이정재와 신하균, 이성민 등 쟁쟁한 선배들과 ‘빅매치의 막바지 촬영 중이다. 연기자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만큼 앞으로의 작품이 궁금해진다.

사진=MBN스타 DB
배우 보아와 가수 보아를 충실하게 하고 싶다. 상대배우와 같은 감정을 느낄 때의 기쁨도 즐기고 있다. 배우 선배님들과 감독님을 만나 즐겁게 ‘빅매치 촬영 중이다. 목표를 설정하기 보다는 좋은 작품을 차근차근 만나고 싶다. 한 작품 한 작품 진중하게 다가가 실망 없는 완성도를 주고 싶다. 후배들이 많아 내 나이를 잊고 산다. (웃음)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40대가 기대된다.(웃음)”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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