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제약업계에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잇따르고 있다. 비핵심 사업부분을 팔아치운 뒤 경쟁력 있는 사업분야에 집중 투자, 치열한 제약업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스위스 글로벌 제약업체 노바티스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항암치료제 사업부분을 16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22일 발표했다. 대신 노바티스는 독감을 제외한 백신사업부를 71억달러를 받고 GSK에 넘기기로 했다. 사업부를 맞바꾼 노바티스와 GSK는 또 소비자 건강사업부분은 합작법인으로 만들어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지분 63.5%를 갖기로 한 GSK가 경영한다. 노바티스는 이번 사업부분 맞교환 거래를 통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대신 사업성이 좋은 항암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항암치료제 분야는 고부가가치 사업인만큼 경쟁도 치열한 분야다. 현재 항암치료제 분야에서는 스위스 제약업체 로쉐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노바티스가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이번 GSK 항암치료제 부분 인수를 신호탄으로 공격적인 항암제 신약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반면 GSK는 항암제 개발과 같은 고위험 사업분야를 정리하고 대신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한 호흡기.HIV.백신.소비자 건강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개편할 수 있게 됐다.GSK와의 사업부 맞교환외에 노바티스는 또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비핵심 사업분야인 동물 치료제 사업부를 54억달러에 매각하기로했다.
세계 최대 제약업체인 미국 화이자는 영국 2위 제약업체인 아스트라제네카에 1,000억달러(104조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했다. 화이자의 인수제안이 성사될 경우, 사상최대 규모의 제약사 M&A로 기록된다. 그동안 화이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발기부전제 '비아그라' 특허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화이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중인 암 치료제 특허권을 노리고 있다. 일단 아스트라제네카가 화이자의 인수제안을 거절했지만 화이자가 인수가를 높일 경우, 성사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시장분위기다.
이외에도 캐나다 최대 제약회사 밸리언트가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탈의 빌 해크먼 회장과 함께 미국의 보톡스 업체 앨러간에게 481억달러 인수제안을 하는 등 올해내내 사업구조 효율화를 위한 제약업계 M&A전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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