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는 급격한 회전과 함께 3배 이상 화물을 과적하는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복원성을 상실해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개조한 세월호의 복원성 검사를 진행하고 승인해준 한국선급(KR)은 구조변경 뒤 무게중심이 51㎝ 높아져 화물을 덜 싣고 평형수(平衡水·밸러스트)를 더 채우도록 했지만 선사가 이를 무시하고 화물을 과적, 사고를 불러왔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 같은 사실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이 22일 한국선급 검사 자료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세월호 선사는 일본 도입 후 지난 2012년 8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6일까지 목포의 한 조선소에서 객실 늘리고 선수 램프 제거하는 등 여객설비 증설공사를 진행했다.
세월호 선박 복원성 검사는 세월호 공사 준공보다 13일 앞선 지난해 1월 24일 시행됐다.
증설 전후 여객 및 재화중량 등을 비교하면 총 톤(t)수는 6586t에서 6825t으로 239t 늘었다. 재화중량(DWT·화물 총중량)은 3981t에서 3794톤으로 187t 줄고, 경화중량(LWT·여객 화물 뺀 순수 선박 중량)은 5926t에서 6113t으로 187t 증가했다.
이 때문에 무게중심(VCG)은 11.27m에서 11.78m로 51cm 높아졌다. 순수여객 탑승인원은 804명에서 921명으로 117명 증가했다.
한국선급은 세월호 구조변경을 승인하면서 조건을 달았다.
화물량은 구조변경 전 2437t에서 987t으로 1450t을 줄이고 여객은 88t에서 83t으로 5t 축소하라는 것이다. 또 평형수는 1023t에서 2030t으로 1007t을 늘려야 복원성이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복원성이 유지되려면 화물을 987t만 싣도록 했지만 세월호는 이보다 3배 더 많은 자동차 180대 포함 화물을 3608t을 실었다.
화물을 과적하면서 평형수는 승인 조건보다 훨씬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과적하면 출항허가를 못 받으므로 평형수를 빼 적재중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삼열 전 목포지방해양항만청장은 "객실 등 증설로 무게중심이 위에 올라간 만큼 평형수를 더 넣어야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3배 이상 과적했다"며 "변침 지점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격하게 회전 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구속된 1등항해사 신모(34)씨는 영장 실질 심사 후 사고원인을 묻는 말에 "세월호는 복원력이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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