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일주일째인 22일 피해자와 유가족 뿐 아니라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우울과 허탈함 등 정신·심리적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이날 세월호 사고 관련 '정신건강 안내문'을 통해 "계속되는 세월호 관련 보도를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힘들거나 혹은 자녀가 힘들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회는 특히 "과거에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을 사고로 잃었거나 스스로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충격적 사건을 경험했던 경우, 평소에 걱정이 많고 우울했던 경우 등은 이번 사건으로 다시 정신적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보통 가벼운 증상으로 불안·스트레스·눈물·수면 문제 등을 겪지만 심할 경우 끊임없이 울고 짜증·심한 우울·분노·허무·무기력 등을 느낄 수 있다.
학회는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행동으로 ▲ 규칙적 일상생활 ▲ 해야할 일에 집중 ▲ 운동·신체활동 ▲ 믿을만한 사람과 느낌·생각을 나누는 일 ▲ 종교적 기도 ▲ 힘든데 잘 버텨온 자신에 대한 격려·칭찬 ▲ 현재 내게 소중한 사람과 가치에 대한 생각 등을 추천했다.
반대로 ▲ 사건 관련 뉴스에 지나친 몰입 ▲ 불규칙한 생활 ▲ 하는 일 없이 멍한 상태 ▲ 과거 잘못한 일 떠올리기 ▲ 게임·술 등에 의존해 문제를 부정하거나 피하기 등은 마음을 더 괴롭게하는 부정적 요소로 꼽혔다.
특히 ▲ 눈물이 계속 날 때 ▲ 잠이 오지 않을 때 ▲이전에 즐겼던 일들에 재미를 느끼지 못할 때 ▲우울 또는 화가 매우 심할 때 ▲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들 때 ▲ 식욕이나 체중에 변화가 있을 때 ▲ 모든 생각이 부정적이고 허무하게 느껴지는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역시 "정신적 외상이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하며 언론과 일반 국민에게 몇 가지 유의 사항을 권고했다.
학회는 우선 성장기 어린이·청소년이나 정서적으로 취약한 일반 시민의 경우 재난 관련 방송에 지나치게 노출되지 않도록 가족 등이 시청을 제한하고 매체의 경우 자막방송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시청자에게 미리 알리도록 권했다.
또 "방송과 언론은 감정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고 사실보도에 집중해야 한다"며 "생존자의 재경험을 유도할 수 있는 무분별한 직접 인터뷰나 학교 현장 인터뷰, 시신을 수습하는 장면 등은 위험하다"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사진 출처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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