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월호 침몰 참사]아들 잃은 부모"이대로는 억울해서 못보내겠다"…"절규"
입력 2014-04-22 16:42  | 수정 2014-04-22 16:49
세월호 참사/사진=MBN뉴스


[세월호 침몰 참사]아들 잃은 부모"이대로는 억울해서 못보내겠다"¨"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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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초 침몰 사고로 인해 애지중지 키운 5대독자 아들의 시신을 부둥켜 안고 우는 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정모군의 고모부 박모씨는 "얼굴이 이렇게 깨끗한 걸 보니 엊그제까지 살아있던 게 분명한데 우리 아들 누가 데려갔나…"라며 울부 짖었습니다.

정모군의 아버지는 시신 몇 구가 수습됐다는 소식에 지친 몸을 이끌고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그 곳에는 싸늘하게 식은 아들의 시신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부둥켜 안은 채 울부짖었고 남은 가족들은 말없이 고개를 떨궜습니다.

22일 정모군의 고모부 박모씨는 전날 5대 독자인 처조카의 시신을 확인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아들, 딸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잔인한 기다림이 계속되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 정군의 어머니는 15년째 앓고있는 신부전증이 발목을 잡아 올 수 없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데다 최근에는 합병증으로 시력을 80%나 잃어 방안에 누워 잘 보이지도 않는 TV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아들이 구조됐다는 소식이 들리기만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박씨는 이런 처남댁이 충격을 받을까 봐 몇 시간을 고민한 끝에 비보를 전했습니다.

그는 "처조카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기 바쁜 나이에도 1주에 두 번 엄마와 함께 병원으로 신장투석을 받으러 다닐 만큼 효자였다"며 "몇 년 전에는 처남까지 다쳐서 처조카가 딸도 없는 집안의 유일한 기둥이었다"고 울먹였습니다.

정군의 아버지는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고자 7년 전 평생을 다닌 회사에 사표를 내고 퇴직금을 받은 뒤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오다 2010년 불행하게도 허리까지 다쳤습니다.

정군이 집안 살림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나섰지만 자식의 학업을 방해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아들을 달래 학교로 보내고 자신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일용직 노동자로 일해왔습니다.

그는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보내겠다"며 절규했습니다.

박씨는 "형편이 넉넉지 않았음에도 처조카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는데 그 모습이 떠올라 더 가슴이 아프다"며 흐느꼈습니다.

정군의 시신은 전날 안산의 한 장례식장에 운구됐지만 이번 사고로 숨진 희생자가 많아 빈소를 마련하지 못한 채 한동안 안치실에 머물러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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