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웰메이드 드라마로 불리며 사랑을 받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이하 ‘신의 선물)은 왜 ‘미국드라마(이하 ‘미드)의 문턱을 넘지 못했을까?
초반 짜임새 있는 연출과 각본, 예측 할 수 없던 전개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의 선물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위기의 반복과 반전을 위해 만들어진 반전, 그리고 우연이 남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금의 여유도 없이 유지되는 긴장감은 어느덧 시청자들에게 재미가 아닌 피곤함을 안기고 있고, 심지어 너무 추리에 집중한 나머지 디테일마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모습은 최근에 전파를 탔던 15일 방송에서도 잘 드러난다.
대통령(강신일 분) 가족이 참석한 만찬자리에서 샛별(김유빈 분)의 유괴사건 뒤에 대통령(강신일 분)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현(이보영 분)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대통령이 정치적인 쇼를 위해 샛별을 데리고 있거나, 적어도 그녀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있다고 판단한 수현은 딸을 구하기 위해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대통령의 손녀를 잡은 뒤, 칼을 목에다 대며 당장 딸을 데려오라며 위협을 한다. 갑작스러운 수현의 공격에 대통령은 물론 경호원들마저 당황하며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상황은 심각하나 수현이 위협을 가한 흉기를 보는 순간 실소를 금치 못한다. 수현이 앞세운 무기는 바로 스테이크를 써는데 사용되는 돈가스 칼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그 짧은 사이 수현은 돈가스 칼에서 냅킨에 싸서 모양을 감춘 바나나로 바꿔치기까지 한다. 마치 마술사와 같은 손놀림으로 말이다.
물론 평소에 사용하는 볼펜조차 마음먹으면 흉기로 변하는 것처럼, 악의만 가지고 있다면 고기를 써는 용도의 돈가스 칼은 얼마든지 무기의 용도로 사용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상은 경호원 중에서도 최고 실력자들만 간다는 청와대 경호원들이다. 그들 앞에서 과연 돈가스 칼이 얼마나 위협거리가 됐을까. 아무리 기백이 대단한들 바나나와 돈가스 칼의 굵기 자체가 다른데 이를 단순히 테이블보로 가려 눈속임 한다는 설정은 실소를 자아낸다.
갈수록 빈틈은 자주 발견된다.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 수현을 진압하던 도중 대통령의 아들(주호 분)이 출혈을 입는데, 아무런 흉기도 없는 시점 어쩌다가 상처를 입게 됐는지 그리고 그 출혈이 이후 딸을 살리고자 하는 수현에게 어떤 작용을 하게 되는지 일절 설명도 없이 넘어가버린다.
수현과 미순(박혜숙 분)의 화해도 너무 급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만 미순이 수현을 버렸던 만큼 엄마에 대한 분노가 절정에 달했다. 그러던 수현이 갑자기 동찬(조승우 분)과 샛벽의 말 한마디에 긴 세월 쌓였던 오해를 풀고 갑자기 자신을 향한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 조금 전만해도 보기도 싫다며 치를 떨던 수현이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미순을 붙잡고 오열하는 모습은 개연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장면 장면들은 순간순간들이 만나 생기는 인과관계가 하나의 결과를 낳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위해 억지로 사건을 끼워 넣는 모양세가 되면서 재미를 반감시킨다.
즉 상처를 입는 대통령의 아들은 그저 수현을 지명수배로 만들기 위해, 미순 모녀의 급격한 화해는 수현이 경찰에게 잡히기 위한 장치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밖에도 수현이 납치범이 인순(정혜순 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무런 제재 없이 그의 집까지 달려가는 장면이나, 너무 허탈하게 수현의 지명수배가 풀리는 장면, 어른들이 지키고 있음에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납치되는 샛별 등 일련의 과정들이 엉성하게 그려지며 처음의 촘촘함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미드가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한정된 소재를 반복하는 한국드라마와 달리, 소재와 장르가 다양하고 여기에 영화 못지않은 스케일을 자랑하며 볼거리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복선들이 촘촘하게 연결되는 설득력 있는 전개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반복되는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가 아닌 엄마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14일 전으로 돌아가 온갖 고생과 뛰어난 추리실력을 보여주는 ‘신의 선물은 분명 한계를 넘긴 장르 드라마이기는 하다.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미드 같은 느낌을 주는 새로운 작품이라 출연을 결심했다”고 입을 모을 만큼 ‘신의 선물은 분명 초반 국내에서 칭찬을 받은 미드의 장점들을 보여주기에 많은 시도를 했었고, 이것이 가능한 듯 보였다.
하지만 물도 급하게 마시면 체하는 법이다. 지금까지 ‘신의 선물은 한꺼번에 많은 것을 전달하려고 하다 보니 여러 단서와 사건이 엉켜들면서 산만할 뿐 아니라 극의 흐름이 엉성해졌다.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 중 하나인 ‘쪽대본 생방송 촬영 역시 ‘신의 선물이 당면한 문제 중 하나다. ‘신의 선물은 현재 방송 당일까지 촬영한 후 그날 편집 분이 나갈 정도로 빠듯하게 진행되고 있다. 제작진·배우 너나 할 것 없이 집에 가지 못한 채 촬영에만 매달리고 있다. 결국 이와 같은 악전고투가 거듭될수록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마지막까지 단 1회 남았다. 반전도 좋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시킬 수 있는 단단한 디테일이 필요할 때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초반 짜임새 있는 연출과 각본, 예측 할 수 없던 전개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의 선물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위기의 반복과 반전을 위해 만들어진 반전, 그리고 우연이 남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금의 여유도 없이 유지되는 긴장감은 어느덧 시청자들에게 재미가 아닌 피곤함을 안기고 있고, 심지어 너무 추리에 집중한 나머지 디테일마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모습은 최근에 전파를 탔던 15일 방송에서도 잘 드러난다.
대통령(강신일 분) 가족이 참석한 만찬자리에서 샛별(김유빈 분)의 유괴사건 뒤에 대통령(강신일 분)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현(이보영 분)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대통령이 정치적인 쇼를 위해 샛별을 데리고 있거나, 적어도 그녀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있다고 판단한 수현은 딸을 구하기 위해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대통령의 손녀를 잡은 뒤, 칼을 목에다 대며 당장 딸을 데려오라며 위협을 한다. 갑작스러운 수현의 공격에 대통령은 물론 경호원들마저 당황하며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상황은 심각하나 수현이 위협을 가한 흉기를 보는 순간 실소를 금치 못한다. 수현이 앞세운 무기는 바로 스테이크를 써는데 사용되는 돈가스 칼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그 짧은 사이 수현은 돈가스 칼에서 냅킨에 싸서 모양을 감춘 바나나로 바꿔치기까지 한다. 마치 마술사와 같은 손놀림으로 말이다.
물론 평소에 사용하는 볼펜조차 마음먹으면 흉기로 변하는 것처럼, 악의만 가지고 있다면 고기를 써는 용도의 돈가스 칼은 얼마든지 무기의 용도로 사용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상은 경호원 중에서도 최고 실력자들만 간다는 청와대 경호원들이다. 그들 앞에서 과연 돈가스 칼이 얼마나 위협거리가 됐을까. 아무리 기백이 대단한들 바나나와 돈가스 칼의 굵기 자체가 다른데 이를 단순히 테이블보로 가려 눈속임 한다는 설정은 실소를 자아낸다.
갈수록 빈틈은 자주 발견된다.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 수현을 진압하던 도중 대통령의 아들(주호 분)이 출혈을 입는데, 아무런 흉기도 없는 시점 어쩌다가 상처를 입게 됐는지 그리고 그 출혈이 이후 딸을 살리고자 하는 수현에게 어떤 작용을 하게 되는지 일절 설명도 없이 넘어가버린다.
수현과 미순(박혜숙 분)의 화해도 너무 급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만 미순이 수현을 버렸던 만큼 엄마에 대한 분노가 절정에 달했다. 그러던 수현이 갑자기 동찬(조승우 분)과 샛벽의 말 한마디에 긴 세월 쌓였던 오해를 풀고 갑자기 자신을 향한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 조금 전만해도 보기도 싫다며 치를 떨던 수현이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미순을 붙잡고 오열하는 모습은 개연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장면 장면들은 순간순간들이 만나 생기는 인과관계가 하나의 결과를 낳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위해 억지로 사건을 끼워 넣는 모양세가 되면서 재미를 반감시킨다.
즉 상처를 입는 대통령의 아들은 그저 수현을 지명수배로 만들기 위해, 미순 모녀의 급격한 화해는 수현이 경찰에게 잡히기 위한 장치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밖에도 수현이 납치범이 인순(정혜순 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무런 제재 없이 그의 집까지 달려가는 장면이나, 너무 허탈하게 수현의 지명수배가 풀리는 장면, 어른들이 지키고 있음에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납치되는 샛별 등 일련의 과정들이 엉성하게 그려지며 처음의 촘촘함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반복되는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가 아닌 엄마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14일 전으로 돌아가 온갖 고생과 뛰어난 추리실력을 보여주는 ‘신의 선물은 분명 한계를 넘긴 장르 드라마이기는 하다.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미드 같은 느낌을 주는 새로운 작품이라 출연을 결심했다”고 입을 모을 만큼 ‘신의 선물은 분명 초반 국내에서 칭찬을 받은 미드의 장점들을 보여주기에 많은 시도를 했었고, 이것이 가능한 듯 보였다.
하지만 물도 급하게 마시면 체하는 법이다. 지금까지 ‘신의 선물은 한꺼번에 많은 것을 전달하려고 하다 보니 여러 단서와 사건이 엉켜들면서 산만할 뿐 아니라 극의 흐름이 엉성해졌다.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 중 하나인 ‘쪽대본 생방송 촬영 역시 ‘신의 선물이 당면한 문제 중 하나다. ‘신의 선물은 현재 방송 당일까지 촬영한 후 그날 편집 분이 나갈 정도로 빠듯하게 진행되고 있다. 제작진·배우 너나 할 것 없이 집에 가지 못한 채 촬영에만 매달리고 있다. 결국 이와 같은 악전고투가 거듭될수록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마지막까지 단 1회 남았다. 반전도 좋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시킬 수 있는 단단한 디테일이 필요할 때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