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부터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그 어떠한 문제보다 심오하며 결론이 나지 않는 난제입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왔다고 하더라도 남녀사이엔 근본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이 존재합니다. 같은 대상을 바라봐도 다른 해석과 결론을 내놓기도 하죠. ‘남심여심은 남녀로 구성된 기자들이 좀 더 대중적인 입장에서 남녀의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얘기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 주>
# 제목 : ‘클로즈드 노트. 러닝타임 138분, 전체관람가.
#줄거리
여대생 카에(사와지리 에리카 분)는 이사를 하다 전 주인이 놓고 간 노트 한 권을 발견한다. 노트의 존재는 잊은 채 아르바이트 가게에서 만년필을 사러 온 이시토비(이세야 유스케 분)를 만나 혼자 좋아하게 된다. 그러나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싶지만 친한 친구는 유학 중이라 자신의 마음을 말할 곳이 없다. 그러던 중 노트를 발견하고 조금씩 노트의 주인공이자 초등학교 선생인 이부키(디케우치 유코 분)에게 동경하게 된다. 노트 때문에 고백할 용기도 얻고 또 다른 친구를 얻게 된 카에.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속으로 이어지며 카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노트를 만난 게 우연일까 인연일까.
[MBN스타] 최준용 기자 (이하 최) : ‘클로즈드 노트에는 너무도 착한 사람들이 나와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카에는 볼수록 한국배우 김태희와 오버랩이 되더라고요. 청순한 느낌이랄까요. 그러나 그녀의 이력이 좀 화려하더라고요(?) 시사회에서 일명 ‘베쯔니 사건으로 연예계에 오랫동안 복귀 못한 점과 22살 연상의 남편과의 결혼과 이혼 과정에서 나온 결혼 계약서 등등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았으면 배역에 몰입이 안 될 뻔했어요.
손진아 기자 (이하 손) : 맞아요. 알고 봤는데도 놀랐어요. 사람의 이미지란 게 나쁜 쪽으로 기울다보니 인상도 좀 변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더라고요. 영화에서는 청순하고 예쁜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있더라고요. 그래서 영화중간에 언제 나온 작품인지 다시 확인하기도 했어요.
최 : 그래도 영화 속 카에는 정말 아름다워요. 창가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모습과 고백을 망설이며 초조해하는 모습 등은 부끄러움이 많은 소녀다웠어요. 그러나 역시 남자의 완성은 얼굴이구나를 느꼈어요. 이시토비는 자상하지도 않은 나쁜남자의 전형이잖아요. 그런걸 보니, 여자들은 자기를 바라보고 좋아하는 남자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더 빠져드는 것 같아요. 역시 착한남자 보다는 나쁜남자가 대세 같아요.
손 : 그건 남자도 그렇지 않나요?
여수정 (이하 여) : 맞아요. 남자들도 지고지순한 여자보다는 넘어 올 듯 말 듯 애태우는 나쁜여자를 더 선호하잖아요.
최 : 제 생각은 달라요. 남자들 중에 지고지순한 여자를 좋아하는 이들도 많아요. 남자들은 도시락을 챙겨주거나 목도리를 바느질로 만들어주는 그런 여성의 모습에 흔들리는 것 같아요. 이것들은 모두 나를 생각하는구나를 느끼게 하는 것들이잖아요. 이를 마다하는 남자는 없을 걸요. (웃음) 그러나 여자들은 자기를 바라보고 좋아하는 남자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더 빠져드는 것 같아요. 그 남잔 다른 곳을 바라보는데 어려운 사랑을 택하잖아요. 여자들은 언제 남자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나요? 자기를 좋아해주는 남자 vs 자기가 더 좋아하는 남자?
손 : 아직은 후자 쪽의 남자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사진=스틸
저는 제가 좋아하는 남자가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반대로 남자 입장에서는요? 최 : 제가 좋아하는 여성이 100% 마음에 들면 좋고요.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으로 관계가 어긋날 수 있으니 저도 일단 내가 더 좋아하는 여자요. 만약 영화처럼 본인이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데 그 사람이 자신에게 어떤 마음이 있는지 확신이 안 설 때 먼저 고백할거예요?
여 : 네. 그럼요. 어차피 인생은 한번뿐이니까요. (웃음)
손 : 저는 그 상황이라면 좀 더 두고 볼 것 같아요.
최 : 지속적으로 잘해주면서 기회를 볼 것 같아요. 조금씩 내 마음을 표현하다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고 느낄 때 고백할 것 같아요.
사진=스틸
# 감상평 최 : 가십의 여왕 사와지리 에리카의 청순함과 순수한 이미지를 보고 싶다면.
손 : 잃어버렸던 청순하고 순수한 사와지리 에리카의 모습을 다시 보았다.
여 : 여자들이여. 남자의 마음을 잡고 싶다면 뜨개질과 도시락을 싸라?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