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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인터넷·모바일결제 이틀째 `먹통`
입력 2014-04-21 17:30  | 수정 2014-04-22 01:02
<르노삼성 서비스센터도 한때 전산장애> 21일 서울의 한 르노삼성자동차 서비스센터에 전산 서비스 장애 안내문이 붙었다. 지난 20일 삼성SDS 과천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르노삼성 전산 시스템에도 한때 장애가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하루가 넘도록 삼성 금융 계열사들 서비스 장애가 지속돼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재해 상황이 발생해도 몇 시간 이내에 관련 업무를 모두 정상화시킨다는 재해복구시스템(BRSㆍBusiness Recovery System)과 비즈니스상시운용체계(BCPㆍBusiness Continuity Planning)가 실제 상황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의 전산 및 백업센터에 대한 관리ㆍ대응 매뉴얼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 주가 시작되는 21일부터 가장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건 바로 삼성카드 사용자들이었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도 온라인 쇼핑몰 등 인터넷을 이용한 카드 결제가 전혀 이뤄지질 않았다. 삼성카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서비스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카드와 제휴한 일부 금융사에서는 체크카드 이용이 제한됐고, 현금서비스 및 카드 결제 후 문자알림서비스 등도 한때 받을 수 없었다.
삼성카드는 △유료 서비스 일정기간 무상 제공 △부정 매출 발생 시 보상 △승인거절 불구에도 계좌서 현금 인출 시 보상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삼성카드와 함께 과천에 전산센터와 백업센터를 두고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도 불똥이 튀었다. 삼성화재 고객들은 인터넷ㆍ모바일 홈페이지를 통한 멤버십카드 신청과 조회, 장기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없었다.
삼성생명 홈페이지에서는 보험료 납입ㆍ지급ㆍ청구가 불가능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홈페이지에 일시 중단 서비스 내용을 공지하고 지점과 설계사 채널 등을 통해 영업 업무를 대신해야 했다.
문제는 시스템 복구와 서비스 재개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데이터 보호를 위해 한꺼번에 시스템을 셧다운시킨 뒤 수원에 있는 백업센터에서 하나씩 재가동하는 중"이라며 "순차적으로 복구되고 있지만 전체 정상 가동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곧바로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화재 발생 후 IT전문 검사역 4명을 현장에 파견해 피해 현황을 점검했다.
유사시에 대비한 백업 시스템 작동이 늦어지는 데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인터넷 시스템과 모바일처럼 과거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고 규모도 작았던 데이터는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낮았다"며 "2015년 2월 완료 예정인 차세대 시스템을 통해 개선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그동안 삼성SDS 주도하에 재해복구시스템과 비즈니스상시운용체계에 대한 모의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왔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사고 때는 신속한 대응과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고객과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강구하기로 했다.
[이진명 기자 / 이유섭 기자 /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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