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출발하지 말았어야 할 출항...6일의 기록
입력 2014-04-21 14:26  | 수정 2014-04-21 17:13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지 엿새가 흘렀습니다.

애타게 기다리는 생존자 구조 소속은 들리지 않고, 가슴 아픈 사망자 발견 소식만이 들리고 있습니다.

지난 6일을 정리해봤습니다.

15일 오후 9시(사고 12시간 전)

저녁 6시30분 예정이던 세월호는 안개때문에 출항이 늦어졌습니다.

수학여행에 들떠있던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은 저녁을 먹으며 안개가 걷히기만을 간절히 바랬습니다.

곧이어 안개가 걷혔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세월호는 오후 9시 476명을 태우고 뒤늦게 인천항을 떠났습니다.

떠나지 말았어야 할 출항이었습니다.


평화롭고 즐거웠던 여행길은 다음날 아비규환으로 바뀌었습니다.

16일 오전 8시49분.

세월호가 제주로 방향을 급격히 바꿨고, 조류가 두번째로 센 뱅골수로는 세월호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습니다.

중심을 잃은 세월호는 급격히 기울며 침몰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월호와 진도 관제센터의 교신내용입니다.

▶ 인터뷰 : 진도교통관제센터(16일)
- "지금 승선원들은 라이프래프트(구명정)나 구조보트에 타고 있습니까?"

▶ 인터뷰 : 세월호
- "아니 아직 못타고 있습니다. 지금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진도교통관제센터
- "현재 침수상태가 어떻습니까?"

▶ 인터뷰 : 세월호
-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며, 선원도 (승객들에게) 라이프자켓을 입고 대기하라고 했는데 사실 입었는지 확인 불가능한 상태…."

▶ 인터뷰 : 진도교통관제센터
- "경비정 도착 15분 전입니다. 방송하셔서 승객들에게 구명조끼 착용토록 하세요."

▶ 인터뷰 : 세월호
-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사고 직후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 31분은 이렇게 어이없게 흘러갔습니다.

선장과 선원들이 빨리 배에서 탈출하라고 얘기만 했어도, 선내에 그대로 있어라는 말만 하지 않았어도 많은 사람들이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오전 11시18분

세월호는 뱃머리만을 남겨놓고 순식간에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구조자는 179명 뿐, 아직 세월호 안에는 290여명이 그대로 있던 상태였습니다.

모든 인력과 장비가 투입돼 구조가 시작됐지만, 물 속에 가라앉은 세월호 내부에는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안타까운 시간만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희망을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17일 오전 9시(사고 발생 이틀째)

밤새 조명탄을 쏘며 수색작업을 버렸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물살은 거칠었고, 가족들은 발만 동동굴렸습니다.

청해진해운 대표가 사과했지만, 늦어도 너무 늦은 사과였습니다.

▶ 인터뷰 : 청해진해운 대표(17일)
- "이번에 희생된 여러분들과 유가족·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하며 특히 안산시 단원고 어린 학생들 정말 안타깝고…뭐라고 말할 수 없다. 정말로 다시 한번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밤 9시30분 중앙재해대책본부는 179명 구조. 278명 실종, 사망 18명을 발표했습니다.

18일 오전 3시(사고 발생 사흘째)

사고 현장에 해양크레인선 3척이 도착했습니다.

세월호를 조금이라도 물 밖으로 끌어올려 생존자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커졌습니다.

오전부터는 선체 안으로 공기 주입도 시작됐습니다.

에어포켓에 있을 생존자에게 공기를 들여보내는 겁니다.

오후에는 마침내 2층 화물칸 문을 열고 진입에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희망도 잠시. 잠수사는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객실에 더 이상 접근하지 못했고, 사고대책본부는 승선자 476명, 구조자 174명으로 사고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 인터뷰 : 고명석 /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18일)
- "선체 안의 장애물로 인해 더 이상 진입하지는 못했으며, 실종자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18일 이성식 리포트)

오후에는 선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 인터뷰 : 세월호 선장(18일)
- "(퇴선 명령 내리셨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 인터뷰 : 세월호 선장
- "(선실 내 있으라는 방송이 계속 나왔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그것은구조선이 도착하기 전입니다. 당시 구조선도 안 왔고 주위에 인명구조 어선이나 협조선들도 당시 없었던 상태였습니다."

19일 오전 5시50분(사고 발생 나흘째)

아침 5시50분 비보가 날아들었습니다.

민간 잠수사가 4층 유리창을 통해 사망자 3명의 시신을 확인했다는 겁니다.

오후 들어 사망자가 계속 늘었고 생존자를 찾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현장음 1(19일)
-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고 지켜주고 싶었는데 살려주세요."(19일 전남주 리포트)

20일 오전 7시 25분(사고 발생 닷새째)

잠수사들은 격실에서 다시 시신 10구를 수습했습니다.

살아있을 것이라 믿는 가족들의 속은 이미 새까맣게 타버려 더 이상 지칠 기운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1일 오후 3시(사고 발생 엿새째)

사망자는 64명으로 늘었습니다.

나머자 실종자들은 언제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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