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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한투파, 이공계 전문인력 앞세워 공격 투자
입력 2014-04-21 14:16 
한국투자파트너스(한투파)가 이공계 핵심인력을 앞세워 벤처캐피탈 업계 평정에 나선다.
한투파는 이공계 석사급 이상 혹은 삼성 등 대기업에서 전문 연구인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인재들을 꾸준히 흡수해 조직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몰두하고 있다. 과거에는 '앞으로는 이런 분야가 뜰 것'이라고 추측하고 투자를 집행했다면 이제는 각 산업에 대한 고도의 이해 없이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절체절명의 위기감 때문이다.
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사진)는 16일 매일경제 레이더M과 인터뷰하면서 "벤처캐피탈의 성공 여부는 운용 인력의 질에 달려있다"면서 "단순한 예상이 아닌 전문지식을 토대로 분석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투파의 '인재 모셔오기'는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일찌감치 시작됐다. 당시 온라인 게임이 뜨면서 게임 시장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NHN에서 근무하던 직원 2명을 재빨리 영입했고, 바이오 투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2009년부터 전문 인력을 3명이나 보강했다. 지난해에는 전략적 육성 분야인 부품소재 투자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 출신의 박사급 인력까지 끌어왔다.
이렇게 하다보니 지원 인력을 제외한 순수 심사역만 30명이 넘는다. 지원 본부까지 합하면 한투파의 전체 인력은 47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업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올해는 군인공제회, 교원공제회, 과학공제회 등 새로운 LP들이 한투파 펀드에 참여했다. 그 결과 회사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1635억원 짜리 펀드가 결성됐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예고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던 것도 심사역들 덕분이다. 백 대표는 "카카오톡이 다른 벤처캐피탈로부터 모두 투자 거절을 당하고 1년이나 지났을 때 우리가 나서 투자를 제안했다"며 "당시로서는 수익 모델이 불분명한 카톡에 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모험적인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한투파는 2012년 카톡의 전환우선주 206만주를 206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한투파 내에서도 시니어급 심사역들은 카톡 투자에 반대했지만 주니어급 심사역들의 강력한 설득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백 대표는 "주니어들은 카톡이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우리 회사의 장점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한투파는 연차가 낮은 주니어급 심사역이라도 자유롭게 딜을 발굴해 투자할 수 있다. 심사역 전체가 모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반대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생소한 기업이라도 투자가 가능하다. 카톡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백 대표는 "우리 회사가 다른 곳보다 연봉이나 직급이 낮은 편이지만 인재들이 많이 몰리는 것은 심사역들이 자기 철학에 따라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투파는 이런 인재들을 바탕을 올해 약 9000원 규모의 투자 집행에 나설 계획이다. 성장 중간 단계에 있는 벤처기업에 대규모 투자하는 그로스 투자를 전체 투자의 약 40%로 늘리고, 사모투자(PEF) 분야에서도 7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강다영 기자]

[본 기사는 04월 17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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