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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우리은행 매각 앞두고 `오너` 은행 논란 가열
입력 2014-04-21 10:43  | 수정 2014-04-22 13:44

[본 기사는 04월 18일(14:2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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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인 우리은행 매각을 앞두고 '오너' 은행 허용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매각방식이 '희망수량 입찰제'로 가닥이 잡힌 상태에서 '지분율 10% 이상 허용' 여부 등 구체적 안을 마련 해야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희망수량 경쟁입찰은 입찰 참가자로 부터 희망가격과 수량을 받아 매각 수량에 도달할 때까지 최고 가격을 써낸 입찰자부터 낙찰자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매각 흥행을 위해서는 유력 후보인 교보생명의 입찰 참여를 유인해야할 입장이지만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 이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교보생명이 신창재 회장이 지분 약 34%를 보유한 사실상의 최대주주란점에서 교보생명의 우리은행의 인수는 '오너' 은행 탄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공자위는 최근 매각 자문사 측과 회동을 갖고 '지분율 10% 이상 허용' 문제에 대한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공자위가 이르면 이달말까지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까지 우리은행 지분율을 10% 이상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곳은 교보생명 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분율 10% 이상 허용 문제는 결국 교보생명을 인수전에 참여시킬지 여부와 결부 되는 문제" 라며 "특히 우리은행 지분 10% 이상 인수는 경영권까지 가져온다는 점에서 공자위도 고민하는 모습" 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교보생명은 10% 인수를 넘어 최대 30% 입찰 참여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에 대한 지분가치는 3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자위로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의중을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행법상 은행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교보생명의 인수전 불참은 흥행로 이어져 우리은행 매각작업이 또 다시 표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자위로선 '딜레마'일 수 밖에 없다.
교보생명의 우리은행 인수에 반대하는 측에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기업의 은행 경영권 소유에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신창재 회장이 개인 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가져가는 것과 형평성 논란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그동안 사실상 정책금융 기관 역할을 해온 우리은행에 대해 정부가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과점 주주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지난달 열린 공청회에서도 반대 입장이 나왔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공청회에서 "보험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속에서 교보생명의 자금 동원 능력이 충분할지 의구심이 든다" 며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 고 밝혔다.
반면 정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민영화의 진정한 의미가 단순히 정부 지분을 쪼개 놓고 여전히 정부가 입김을 행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며 "실질적인 민영화는 새로운 민간 주인 찾아 주기가 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여기에 '오너' 은행 등장이 '책임경영'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권 해외지점 불법대출, 카드사 및 금융권 정보유출 등 일련의 사태가 따지고 보면 오너 없는 금융사들의 '책임경영' 부재와 이에 따른 내부통제 부실 등의 영향도 크다고 판단된다" 며 "여기에 외압에 의한 금융권의 각종 부조리를 차단하고 관치금융의 폐해를 없앤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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