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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의 딜레마…착하기만 했더니 시청률은↓
입력 2014-04-21 08:09 
[MBN스타 남우정 기자] ‘참 좋은 시절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은 19.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첫 방송 이후 가장 낮은 자체 최저 기록이다. 20일 방송에서는 23.4%을 기록하며 다소 상승했지만, 30%대를 가볍게 넘기던 KBS 주말극의 위상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참 좋은 시절은 이경희 작가의 신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고맙습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꼭지 등 자신만의 필체로 탄탄한 마니아 층은 물론 시청률로도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이 작가는 주말극으로 오랜만에 복귀해 환영을 받았다.

여기에 전작인 ‘왕가네 식구들이 확실한 시청층까지 보장해줬다. ‘왕가네 식구들은 비록 막장이라고 온갖 욕을 먹기는 했지만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했다. 그 후광 효과로 ‘참 좋은 시절은 방송 2회 만에 30%를 돌파했다. 문제는 이 시청률이 유지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왕가네 식구들과 대조적으로 ‘참 좋은 시절은 착한 드라마를 표방했다. 이는 이경희 작가가 지금까지 써 온 작품 스타일과도 이어졌다. 따뜻한 가족들이 등장하고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주인공들이 서로 치유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친근하고 정겨운 경주 배경은 김진원 감독의 연출력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했고 따뜻한 가족극 답게 주연 뿐만 아니라 조연들과 아역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초반 사투리로 인해 논란이 빚어지긴 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사투리가 극의 몰입을 방해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이처럼 시청률을 끌어오지 못하는 것은 스토리에 있다. ‘참 좋은 시절의 주된 이야기는 차해원(김희선 분)과 강동석(이서진 분)의 러브스토리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차해원의 복수가 중심이 되고 있다. 메인 스토리이기 때문에 극의 긴장감을 주고 궁금증을 유발해야 하지만 아버지의 복수를 위한 차해원의 행동은 그 정도의 파급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차해원의 복수심이 정점에 올랐고 이를 막아야 하는 강동석의 절절함도 커졌지만 이 마저도 자극 없이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다. 막장 드라마, 복수극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겐 이러한 느린 전개는 지루함을 선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참 좋은 시절을 시청률로만 평가하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두 주인공의 러브스토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반면 강동석의 가족들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재미와 동시에 감동을 주고 있다.


‘참 좋은 시절에도 막장 드라마의 필수 요소인 출생의 비밀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야기가 그려지는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출생의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되고 충격을 받고 눈물을 쏟는 전형적인 기존 드라마 틀을 벗어나 ‘참 좋은 시절은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

친자식인 동희(옥택연 분)을 버리고 간 하영춘(최화정 분)과 동희를 잘 키워준 소심(윤여정 분)이 서로를 감싸 안거나 동희의 친자식인 동주(홍화리 분), 동원(최권수 분)에게 출생의 비밀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동석과 동희의 모습은 담담했기에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참 좋은 시절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요소를 넣자니 드라마 전체 틀이 흐트러진다. 그렇다고 시청률 하락세를 그대로 두고만 볼 수도 없다. 시청률, 시청자 반응도 만족시키고 작품의 기획의도도 지키는 절충안을 찾아내야 한다. 현재로서는 ‘참 좋은 시절의 강점이 주인공들이 러브스토리에 갇혀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는다. 제작진의 고심이 좀 더 필요한 시점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u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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