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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린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굴로 가는 수원
입력 2014-04-19 09:25 
수원이 울산전 징크스도 깨고 확실하게 선두권에 뿌리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지쳐 있는 울산은 나흘 뒤 ACL 최종전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수원이 찬스를 잡았다. 대 울산전 징크스도 깨고 확실하게 선두권에 뿌리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최근 4경기에서 3승1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정규리그 2위까지 비상한 수원이 19일 오후 2시 울산 문수구장에서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수원과 울산은 최근 분위기가 180도 다른 클럽이다. 수원은 2연승을 포함해 3승1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초반의 부진을 싹 씻었고, 초반에 승승장구 하던 울산은 최근 3경기에서 1무2패에 그치면서 5위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ACL까지 합치면 1무4패다.
수원 입장에서는 ‘호랑이굴에서 울산 징크스를 깰 수 있는 좋은 무대다. 울산만 만나면 작아졌던 수원이다. 최근 7경기에서 3무4패, 좀처럼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문수 원정에서는 5경기에서 2무3패,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울산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갖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수원 쪽이 유리해 보인다. 일단 수원 내부적인 자신감이다.
시즌 초반 수원은 크게 휘청거렸다. 4라운드가 끝났을 때 수원의 순위는 11위였다. 끝에서 두 번째 위치한 수모였다. 수원의 한 관계자는 11위라는 순위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12팀으로 운영되는 시즌이다 보니 우리 뒤에 딱 1팀만 있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말로 당시의 침통함을 전했고 스트라이커 정대세는 11위라는 순위가 정말 창피했다”는 말로 괴로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랬던 수원이 이후 4경기에서는 딴판이 됐다.
5라운드에서 부산을 1-0으로 제압하며 추락을 멈춘 수원은 지난 5일 경남 원정에서 2-2로 비긴 뒤 9일 전남 원정(1-0), 13일 인천 원정(3-0)을 모두 잡아내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상위권 팀들이 들쭉날쭉한 성적을 거두는 와중 수원은 리그 2위까지 치솟았다. 반면 울산의 그래프는 수원과 반대다.
시즌 초반은 승승장구였다. 3연승을 내달렸고 7골을 뽑는 동안 단 1실점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3경기는 1무2패다. ‘업그레이드 철퇴라는 평가를 받았던 막강 공격력은 그 3경기 동안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내내 1위를 유지하던 울산의 순위는 5위까지 떨어졌다. 물론 선두와는 3점차고 승점 14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는 2~4위와는 1점 뒤진 근소한 차이지만,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다. 역시 원인은 ACL과의 병행으로 인한 체력저하다.

때문에 울산으로서는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반드시 추락을 멈춰야한다. 그런데 상황이 녹록지가 않다. 100% 전력을 집중시키기가 부담스러운 까닭이다. 울산은 오는 22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ACL 조별예선 6차전을 앞두고 있다. 5차전까지 2승1무2패에 그치고 있는 울산으로서는 최종전에서 가와사키를 잡지 못하면 16강에 오를 수 없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게다 원정이다. 부담스럽다.
요컨대 야심차게 출발했던 ACL 대회를 연장하느냐 멈추느냐를 결정할 한판을 나흘 앞두고 펼쳐지는 수원과의 경기이기에 조민국 감독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베스트를 가동하자니 나흘 뒤가 걱정이고, 나흘 뒤를 생각하자니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3연패는 좋을 것 없다. 여러모로 수원에게 호재다.
최근 3경기에서 2골1도움, 연속으로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염기훈을 앞세워 호랑이굴에서 호랑이를 잡겠다는 각오다. 잡아낼 수 있다면 선두 포항의 결과에 따라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아직은 순위가 크게 중요한 시점은 아니지만, 한동안 실추됐던 명가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되찾을 수 있는 상징적인 디딤돌이 될 수 있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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