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9개 안보리 이사국이 북한 인권 ICC 회부 찬성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최소 9개국이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데 적극 찬성했다. 또 유엔 안보리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작성한 '북한인권보고서'를 유엔 공식문서로 등재했다. 북한 인권 문제가 처음으로 안보리 공식 논의사항으로 분류된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17일(현지시간) 오후 외부 전문가 등을 초청한 가운데 북한 인권문제 관련 비공식 회의를 개최하고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적어도 9개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는데 찬성했다고 회의에 참석한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이 밝혔다.
커비 위원장은 "회의에서 유엔 안보리가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자고 권고했다"며 "15개 이사국 가운데 적어도 9개국이 이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6개국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불참했으며 그 외 2개국은 "안보리에서 추가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다른 2개국은 유보 입장을 밝혔다.

당사국인 북한은 회의장에는 나오지 않는 대신 외교관을 보내 회의장 밖에서 논의 과정을 지켜봤다.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안보리 차원에서 처음으로 논의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최소 9개국이 ICC 회부를 찬성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으며 특히 중국에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커비 위원장은 "유엔 안보리가 반(反)인도범죄에 가장 책임 있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제재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또 "감시와 관여만으로는 인류의 양심을 뒤흔드는 범죄에 맞서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적인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최고지도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주위에 새로 포진한 고위 관리들에게 반인도범죄에가담하면 개인적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며 제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안보리는 안보리 의장 결정에 따라 북한인권보고서를 유엔 안보리 공식문서로 등재했다. 이는 북한 인권문제를 언제든지 유엔 공식 논의 의제로 상정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커비 위원장과 함께 회의에 참석한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인권사무소' 설립 문제에 대해 "사무소는 서울에 설치돼야 하며 이런 생각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2만6000여명에 달하는 탈북자가 한국에 있고 수많은 탈북자 관련 단체가 서울에 있는 만큼 북한인권사무소는 반드시 서울에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커비 위원장이 이끄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지난 2월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반인도 범죄가 자행됐다며 국제사회가 보호책임을 다하기 위해 북한을 ICC 등 국제사법체계의 틀 내에 회부하고 책임자를 제재하라고 권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