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하늘도 울고 넥센도 울고…LG만 웃는다?
입력 2014-04-17 20:19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경기가 2회가 진행되는 도중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된 후 30분 후 결국 노게임이 선언됐다. LG 선수들이 비가 오는 그라운드를 숙연하게 지켜보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이런 날 무슨 경기를 하나?”
17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둔 김기태(45) LG 트윈스 감독은 감독실 안팎을 오가며 하늘을 무심히 바라봤다. 내심 비가 와서 경기가 취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보였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진도 세월호 여객선 침몰로 스포츠계를 포함해 각종 단체에서 사회적인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는 가운데 경기를 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못했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를 하기 전에 여객선 침몰 소식을 듣고 경기 후 대형 사고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등학생들의 문자를 주고받은 내용의 뉴스를 보고 눈물이 나오려고 하더라. 다 우리 아들 또래”라고 비통한 마음을 전하면서 오늘 경기는 숙연하게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 LG는 최근 6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로 추락한 상태였다. 특히 7연승 중인 넥센전 스윕패 위기까지 몰리며 최악의 분위기였다.
이날 경기는 LG가 2-1로 앞서던 2회초 경기가 중단된 뒤 잠시 후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결국 노게임 선언됐다.

LG가 모처럼 리드를 잡은 상황이었지만, 결과는 알 수 없었다. LG 선발 임지섭은 1회에만 볼넷 4개를 내주며 밀어내기로 1실점을 했고, 2회에도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심각한 제구력 난조로 볼넷만 5개를 내줬다. 최근 불붙은 넥센의 타격감을 볼 때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LG로서는 연패 분위기를 끊고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3연전을 치르는 것이 더 중요했다. LG는 이날 악몽 같은 시즌 초반 분위기의 반전을 할 수 있는 꿀맛 같은 휴식을 얻었다.
넥센으로서는 아쉬운 날이었다. 7연승 행진을 달리며 1위 NC 다이노스와 승차 없이 단독 2위에 올라있었다. 이날 LG전 스윕승을 거둘 경우 단독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연승 행진도 이어갈 수 있는 상승세가 비 때문에 한 풀 꺾였다. 또 이날 승리를 거둘 경우 염경엽 넥센 감독도 사령탑에 오른 뒤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 기록한 7연승이 최다 연승 기록이었다.
넥센은 4일간의 휴식을 취한 뒤 롯데 자이언츠와의 목동 3연전을 치른다. 과연 휴식기 동안 무서운 상승세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어쨌든 이날 우천 취소는 팀 분위기상 LG가 웃고 넥센이 우는 경기였다.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