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당시 청해진해운의 자체 운항관리규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을 보면 폭발·해양오염·비상조타·기관고장·인명구조 등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선원들이 어떤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지가 정리돼 있다.
이번 사건처럼 인명구조 상황일 경우 선장은 선내에서 총지휘를 맡아야 한다. 1항사는 현장지휘, 2항사는 응급처치와 구명뗏목 작동, 3항사는 선장을 보좌해 기록·통신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갑판장은 물에 빠진 승객을 구조하고 기관장은 기관실을 총지휘해야 한다.
비상상황 처리 절차는 상황식별, 초동조치, 초기보고, 비상대응조직 가동, 후속보고 등 크게 5단계로 나뉜다.
선원 행동요령으로는 '인명이 최우선이다. 사고처리 업무가 최우선이다. 사태가 낙관적이어도 항상 최악의 사태를 염두에 두고 행동하라. 선장 지시에 따라라'등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세월호의 운항관리규정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장을 비롯한 선원 상당수는 290여 명의 승객이 배에 갇힌 채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은 상황에서 먼저 탈출했다.
해경에 따르면 전체 선원 29명 중 구조된 선원은 이날 현재 약 20명에 달한다.
전체 선원의 약 69%가 구조된 것이다.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중 불과 75명(23%)만 구조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운항관리규정은 선박에 대한 운항 허가를 받기 전 담당 해양경찰서에 제출해야 하는 문서로 비상상황 대응 매뉴얼뿐 아니라 항해 경로, 안전 및 환경보호에 관한 기본방침 등을 담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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