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인솔하고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전남 진도해역에서 제자들과 함께 실종된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 김초원 교사는 사고 당일인 16일이 생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담임반 학생들이 선생님과 수학여행을 떠나기에 앞선 지난 14일 학생 33명이 우편엽서 크기의 색종이에 개별적으로편지를 써 김 교사에게 전달하려던 편지묶음에서 밝혀졌다.
편지에 따르면 김 교사는 올해 처음으로 담임을 맡아 많이 떨고 가끔 울기도 했으나 인간미 있고 친근하게 학생들을 지도해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고 따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또 김 교사는 화학담당이어서 문과이자 담임학급인 3반 학생들을 지도하지는 않았지만, 진지한 자세로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상담해 학생들이 따랐다.
사고현장에서 실종된 김담비 양은 "몇 번째 생신인지 모르지만 축하드려요. 반 친구들끼리 작은 선물 준비했어요. 예쁜 추억 많이만들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썼다.
김도언 양은 "수학여행 가실 때 생신이라서 너무 애매하죠? 친구들이랑 가족들도 못 보셔서 슬프죠? 이번에는 저희랑 보내요. 선생님 생신축하드려요"라고 했다.
김시연 양은 "천방지축 저희 반을 40일 동안 맡으시며 힘드셨죠. 선생님의 첫 제자로서 선생님 얼굴에 먹칠하지 않고 자랑스러운 시연이가 될게요"라고 했다. 또 "배에서 맞는 생일이라 더 특별할 것 같아요. 수학여행 너무 기대되요"라고 했고 박채연 양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선생님을 담임으로 만난 건 운명인 것 같아요"라며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이름을 적지 않은 한 학생은 "선생님 생신이 수학여행과 같은 건 우연의 일치? 배 위에서 생일을 보내는 건 참 특별한 경험일 거라"고 기대했다.
백지숙 양은 "선생님 울지 마세요. 당황스럽고 슬퍼요"라며 김 교사의 여린 마음을 이해했고 신승희 양은 "선생님은 너무 착하세요. 그렇지만 우리반을 꽉 쥐어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애들이 해이해지지 않으니까요"라고 했다.
이지민 양은 "특별한 반과 특별한 생일에 선생님이 꼭 기뻐하시면 좋겠어요"라고 했고 한은지 양은 "저희 준비한 거 기쁘게 받아주셨으면 해요. 다른 선생님들한테 아주 많이 자랑해주세요"라고 썼다.
사고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김도연 양은 "처음 오셨을 때 엄청나게 떠시던 모습이 생각나요. 샘이랑 만나자마자 친해진 것 같아서 너무 좋고 상담할 때 저를 이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진짜 감동이에요"라고 했다.
단원고 2학년 3반 학생은 총 39명이고 이번 사고현장에서 8명이 목숨을 건졌으나 나머지는 실종상태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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