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안철수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추천한 책 <나를 지켜낸다는 것>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안 대표가 최근 겪고 있을 복잡한 심경을 대변하는 책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를 지켜낸다는 것>은 중국 명문 칭화대 교수인 팡차오후이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중국 유학의 '수신(修身)의 길'을 집대성한 책입니다.
물론 수신(修身)이란 걸 한 마디로 정의내리긴 어렵지만, 팡차오후이 교수는 <논어><대학> 등 유가의 경전과 <채근담> 등의 잠언을 넘나들며 '수신'의 의미를 집대성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요즘 서점가에서 유행하는, 원전(元典)의 일부 발췌에 자기계발 원리를 덧씌우는 가벼운 고전 해설서로 이 책을 폄하해서는 오산입니다.
서울대, 하버드대 등 전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 인정받은 저자 팡차오후는 동서양의 철학을 넘나들며 깨달음의 순간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팡차오후이는 수정(守靜), 치심(治心), 자성(自省) 등 수신의 9가지 요소들을 정리합니다.
유교경전 <대학>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고요한 뒤에야 능히 안정이 되며, 안정이 된 뒤에야 능히 생각할 수 있고, 깊이 사색한 뒤에야 능히 얻을 수 있다"
결국 '수신'의 첫 번째 길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선인들이 "매일 시간을 가리지 말고 한 시간 정도 정좌하라."고 한 뜻도 여기에 있습니다.
책 속 마지막 장인 9장-치성(致誠)에는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옛날에 한산이 습득에게 물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비방하고 업신여기고 욕하고 비웃고 깔보고 천대하고 미워하고 속이니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습득이 말했습니다.
"참고 양보하고 내버려두고 피하고 견디고 공경하고 따지지 않으면, 몇 해 후에는 그들이 그대를 다시 보게 되리라."
아마도 안철수 대표는 이 구절에 밑줄을 긋지 않았을까 합니다.
비단 안 대표뿐만 아니라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선택과 마주칩니다. 때로는 그 선택이 우리를 안팎으로 괴롭히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중심을 잃지 않고, 끝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은 지금 우리에게 '수신'이 필요한 이유로 충분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