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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 비디오 판독, 이를 바라보는 시선
입력 2014-04-16 05:50 
심판들이 통제 센터로부터 비디오 판독 결과를 듣고 있다. 이번 시즌부터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프란시스코)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가 2014시즌부터 확대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좀처럼 변화를 싫어하는 메이저리그에서 모처럼 시도한 큰 변화, 메이저리그 구성원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메이저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리플레이 판독 제도를 전면 수정했다. 기존에 홈런 등 일부 제한된 상황에서만 이용하던 것을 아웃/세이프 여부를 비롯해 인정 2루타, 팬 방해, 몸에 맞는 공, 태그 플레이, 베이스 터치, 기록 확인 등 다양한 상황으로 확대했다.
판정의 주체도 바꿨다. 그동안은 해당 경기 심판진이 비디오실에서 직접 비디오를 보고 판정했다면, 이번 시즌부터는 뉴욕에 있는 메이저리그 본부에 위치한 리플레이 통제 센터에서 리플레이를 판독한다. 경기장에서는 심판조장을 포함한 최소 2명의 심판이 헤드셋을 통해 통제 센터의 판독 결과를 듣고 판정을 하게 된다.
리플레이 시스템은 지난해 10월 애리조나 가을리그 시범 도입을 시작으로 올해 스프링캠프를 거쳐 정규시즌에 도입됐다. FOX스포츠에 따르면, 15일(한국시간) 기준으로 총 89차례의 비디오 판독이 있었으며, 판정 유지가 33회, 번복이 30회, 판독 불가가 25회였다. 나머지 1회는 볼카운트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새로운 제도가 효과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버드 셀릭 커미셔너는 15일 열린 구단주 회의에서 새로운 것을 도입하다 보면 사소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1~2차례 논란이 있었지만, 뒤집힌 판정들을 봐야 한다”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밥 보우먼 MLB 어드밴스미디어(MLBAM) 사무총장도 기술이 큰 효과를 가져다 줬다”고 평했다.
논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주말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에서 말썽이 있었다. 13일 경기에서 양키스의 딘 애나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손으로 땅을 짚으며 잠깐 발을 베이스에서 뗀 사이, 보스턴 유격수 잰더 보가츠가 그를 태그했다. 보스턴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다음 날 경기에서 이번에는 양키스가 병살타 상황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1루 판정이 세이프로 뒤집어지자 존 페럴 보스턴 감독이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해 퇴장당했다.
그럼에도 비디오 판독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다. 보우먼 사무총장은 새로운 자동차나 전화기를 구입하면 기능을 익히는데 시간이 걸린다. 비디오 판독은 이제 겨우 30일이 채 안됐다”며 비디오 판독 제도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완벽하게 ESPN의 방식대로 하면 굉장할 것”이라며 보가츠가 애나를 태그한 장면을 캡쳐해 방송한 ESPN을 비꼬기도 했다.
구단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할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는 시스템이 완벽할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지만, 어마어마한 발전임에는 틀림없다”며 비디오 판독 도입의 의미를 평가했다. 톰 리켓츠 시카고 컵스 구단주는 지금까지 우리 팀의 리플레이 도전 성적은 유지 2회, 번복 2회다. 그런 걸 보니 새로운 시스템은 절반만 효과가 있는 게 확실하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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