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멜라닌 색소를 이용해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나노필름'을 개발했다.
이윤식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와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진은 단백질의 구성물질인 '아미노산'을 엮어 '펩타이드 기반 나노필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우리 몸을 검게 만드는 색소인 멜라닌을 연구하던 중, 구성성분인 '타이로신'이 함유된 아미노산 덩어리인 '펩타이드'를 물에 넣으면 얇은 필름이 형성되는 것을 발견했다. 1.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두께의 필름은 거미줄과 견줄 정도로 탄성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식 교수는 "기존의 아미노산을 엮은 나노필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며 "특히 물질이 스스로 조립해 나노필름을 형성해 대면적으로도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나노필름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잘 휘어지면서도 부러지지 않고 전기가 통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물론 3D 프린터, 전자칩, 웨어러블 컴퓨터(입는 컴퓨터)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나노필름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으로 만든 만큼 우리 몸에 거부반응이 적어 의료.바이오 나노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나노필름은 두께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펩타이드 기반 나노필름은 자기조립을 통해 만들어지는 만큼 수㎚~수백㎚까지 두께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펩타이드 기반 나노필름을 상용화 할 수 있는 후속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윤식 교수는 "생체 친화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전자재료, 촉매 분야 뿐 아니라 몸에 심을 수 있는 의료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또한 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 개발의 핵심소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인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1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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