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韓증시, 이번엔 `선진지수 명찰` 달까
입력 2014-04-14 17:28  | 수정 2014-04-14 20:34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신흥국 펀드 자금 유입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지수 조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로 여섯 번째 도전인 한국 증시의 MSCI 선진지수 편입 시도가 이번엔 성공할지 주목된다. 또 올해 중국 본토 증시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이 예상되고 있어 한국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 대상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이달 말 MSCI 지수를 작성하는 MSCI 바라(Barra) 아시아 지역 본부가 있는 홍콩으로 찾아가 올해 말 야간 달러선물 시장(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개설 등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준비 상황을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MSCI 측은 한국의 외환거래 시간 제한 문제를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주요 과제로 지적해왔다"며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올해 안에 야간 달러선물 시장을 개설하기로 한 만큼 이 내용을 중점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MSCI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 규모는 약 7조달러이며, 각국 증시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자금 비중은 46.5%로 약 3조255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90%인 2조9000억달러(약 3000조원)는 선진시장에, 10%인 3255억달러(약 338조원)는 신흥시장에 투자되고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도 한국 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MSCI는 매년 6월 중순 선진 및 신흥시장 지수 편입국을 조정해 발표하는데 야간 달러선물 시장은 올해 말에나 개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외환거래 문제가 해소된다고 해도 MSCI 측은 한국에 대해 외국인 지분한도 제한이나 외국인 투자등록증(IRC) 발급 의무 규정 등 완화도 함께 요구하고 있어 선진지수 편입까지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한국시장 투자 제한과 관련해 지난 5년간 달라진 게 크게 없기 때문에 올해도 한국은 신흥시장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올해 말 야간 달러선물 시장이 개설되면 내년 6월에는 선진지수 편입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 본토 증시의 A주는 올해 MSCI 신흥지수 편입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이 MSCI 신흥지수에 남아 있으면 중국에 밀려 신흥지수 내 한국 비중은 현재(15.9%)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A주 가운데 MSCI 신흥지수 편입 대상인 종목 수는 총 263개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5%인 10~15개 종목이 올해 신흥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MSCI 신흥지수 내 한국 비중은 당장 0.2%포인트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CI 신흥지수 추종 펀드 규모를 감안했을 때 1조~3조원가량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A주 263개 종목이 모두 MSCI에 편입되면 신흥지수 내 중국(홍콩 포함) 비중은 현재 19%에서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용어설명>
▷MSCI지수 : 미국 모건스탠리 증권이 1986년 인수한 캐피털인터내셔널(현 MSCI 바라)이 작성해 발표하는 지수로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대상의 선진국 지수와 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 대상의 이머징마켓 지수로 구분된다.
▷중국 A주 :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 중 내국인과 허가를 받은 해외 적격기관투자가(QFII)만 거래할 수 있는 주식.
[최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