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예능 속, 한 번씩 출연하는 여자게스트의 존재 이유는?

[MBN스타 안하나 기자] 근래에 전파를 타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특정한 타깃을 대상으로 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프로그램이 많다. 그 중 남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이들은 경쟁 속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눈치작전 중이다.

일주일을 둘러보면 MBC ‘무한도전 ‘진짜사나이 KBS2 ‘1박2일 ‘나는 남자다 tvN ‘꽃보다 할배 등 남자멤버들이 모여 무엇인가를 행하고 이뤄내는 과정을 거치며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간다. 각기 방식은 다르지만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낸다는 점은 동일하다.

하지만 이렇게 치열한 경쟁 속 남자예능들은 살아남기 위해 점점 꼼수를 부리기 시작했다. 시청률이 떨어지거나 동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관심이 쏠린다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게스트 출연이다. 예능프로그램에 있어 게스트의 출연은 늘 똑같은 포맷의 예능프로그램에 차별화와 함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이에 각 방송사들은 당시 핫 한 스타들이나 아이돌들을 게스트로 활용하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남자예능의 경우 여자 게스트들의 출연은 득실이 분명하게 보인다. 출연 자체는 환영받을 수 있는 일이지만,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종종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진짜 사나이 방송캡처

‘진짜 사나이의 경우 남자스타들이 매주 새로운 부대에 가서 군인으로서 체험하고 느끼는 프로그램이다. 군대라는 특성상 여자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 축하가수로 등장하는 걸그룹이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가 될 뿐이다.

이에 ‘진짜 사나이에 걸그룹이 출연하게 되면, 다음날까지 이슈가 되며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 상위권에 노출된다. 물론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진짜 사나이가는 어디까지나 멤버들을 중심으로 구성해 나갔고, 걸그룹의 등장 역시 식상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런 ‘진짜 사나이가 동시간에 방송되는 ‘1박2일의 상승세에 움찔한 것인지 다시 걸그룹을 등장시키기 시작했다.

비록 게스트로 출연해 토크를 나누거나 춤을 추지는 않았지만 전화통화를 통해 육성으로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에 못지않게 ‘1박2일에서도 모닝엔젤이라는 타이틀을 통해 여자스타들을 게스트로 출격시키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가수 비만 남자였을 뿐, 미쓰에이 수지, 현아, 배우 박신혜 등 여자스타들이 등장해 멤버들의 아침잠을 깨워주는 역할을 했다. 이들의 출연은 팍팍한 남자멤버들 사이에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됐다.

지난 9일 남자들의 이야기라는 모토로 야심차게 첫 방송된 KBS2 ‘나는 남자다에서는 게스트로 수지가 출연했다. 이날 수지는 방청객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며 깜짝 등장해 남성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첫 방송이 나간 후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쏠렸지만 덩달아 게스트로 출격한 수지에게도 프로그램 못지않은 관심이 쏠렸다.

이렇듯 여자게스트들이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곳에 출격하게 된다면 어느 프로그램이던지 주목을 받게 된다.

아쉬운 것은 여자 게스트들의 존재 이유다. 프로그램의 큰 흐름 속에서 적재적소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일회성 눈요기나 떨어지는 시청률을 막기 위해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출연 멤버들의 모든 행위와 관심, 주제가 여자 게스트를 중심으로 흘러갈 때는 불편하기까지 하다. 남자예능의 여자 게스트 필요성을 새삼 되짚어볼 이유이기도 하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