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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홈런’ 이대호, ‘야후돔+부담’ 이중고 넘었다
입력 2014-04-13 15:50  | 수정 2014-04-13 16:45
이대호가 시즌 첫 홈런포를 신고하며 투수친화적인 구장이 야후돔과 장기계약에 대한 부담의 이중고를 날려버렸다. 사진(日 후쿠오카)=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김원익 기자] 지금까지 안타는 계속 나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홈런이 나와서 마음이 놓인다.”
‘빅보이 이대호(32·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투수친화적인 홈구장 야후돔과 장기계약에 대한 부담감의 이중고를 시원한 솔로홈런 한방으로 날려버렸다.
이대호는 13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마수걸이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볼넷 1삼진으로 활약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타율은 종전 3할5푼4리에서 3할5푼3리(51타수 18안타)로 소폭 떨어졌고 시즌 7득점, 5타점째를 기록했다.
개막 이후 14경기만에 터진 첫 홈런포였다. 1-0으로 앞선 4회 무사 주자 없는 상황 두 번째 타석에서 오릭스 선발 브랜든 딕슨을 상대한 이대호는 1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 연속 볼을 골랐다. 이후 4구째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131km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상단 관중석에 떨어지는 대형 솔로홈런을 날렸다.
두 가지 의미가 있는 홈런포였다. 이대호는 지난 겨울 소프트뱅크와 3년 최대 20억엔(약 203억원)의 초대형 FA계약을 맺었다. 아키야마 고지 감독은 일찌감치 이대호를 4번 타자로 못 박고 개막전 이후 꾸준히 4번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지명타자로 이동시키는 배려까지 했다. 지난해 제대로 된 4번이 없었던 소프트뱅크였기에 이대호의 책임감은 막중했다. 대형 계약자로서 부담감이 없을 수 없는데 팀의 신뢰까지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화끈한 대형 홈런으로 1호 홈런을 신고했다. 사진(日 후쿠오카)=한희재 기자
우려는 기우였다. 이대호는 시즌 초반부터 안타를 쏟아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13경기서 17안타를 쏟아내며 타율 3할5푼4리의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무안타 경기가 단 3경기에 불과했으며 멀티히트는 5회에 달할 정도. 시즌 6득점 4타점을 올리며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홈런 없이 2개의 2루타 만을 기록 중이었던 것은 옥의 티.
이대호 역시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하고, 타격 난조를 겪으면서 다소 힘든 초반기를 보냈다. ‘공이 뜨지를 않는다며 수차례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지막 퍼즐은 ‘마의 펜스를 보유한 홈구장에서 맞췄다. 소프트뱅크의 홈구장인 야후 오크돔은 일본내에서도 손꼽히는 투수친화적인 구장이다. 좌우 길이는 각각 100m, 중앙 길이는 122m의 대형구장. 특히 펜스 높이가 5.84m로 일본 프로야구 12구장 중 가장 높다. 이대호가 한국에서 뛰었던 홈구장인 사직구장(4.8m)과 오릭스 버펄로스의 홈인 교세라 돔(4.2m)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그야말로 ‘마의 펜스다.
일본 현지 취재진은 야후돔은 홈런이 나오기 힘든 구장이다. 이대호 역시 홈런보다는 타점 쪽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할 정도.

이대호가 홈런포를 신고하지 못하자 ‘야후돔과 ‘장타실종에 대한 우려도 일각에서는 심심치 않게 나왔다. 하지만 역시 이대호는 이대호였다. 기회를 잡자 놓치지 않고 좌측 관중석 상단에 홈런을 꽂아버렸다.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로 속이 시원한 대형 홈런. 이대호의 고충도 날아가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홈런을 신고한 이후 이대호는 소프트뱅크 관계자를 통해 지금까지 안타는 계속 나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홈런이 나와서 마음이 놓인다”며 첫 홈런의 후련한 심경을 밝혔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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