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이 있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에 요즘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몇 개월 내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시끌시끌하다.
이번엔 슈퍼주니어 신동이 일을 저질렀다. 그는 모델 강시내와 11일 서울 여의도 IFC몰을 찾아 데이트를 즐기다가 한 매체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제는 두 사람의 열애 보다 신동의 전 연인과의 결별 사실이 더욱 주목되는 점이다. 과거 그가 전 연인과 결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호기를 부린 탓이다. 더군다나 이날 비슷한 시간대에는 신인가수 에디킴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다수 취재진이 주변 현장에 머물고 있는 곳에 두 사람은 보란 듯이 팔짱을 끼고 나타는 과감성(?)을 보인 것이다. 속사정이야 모르겠지만 SM은 즉각 신동과 강시내의 관계를 인정했다.
올해 초부터 짚어보면 슈퍼주니어 이특이 조부모와 부친을 한꺼번에 잃었다. 소녀시대 윤아·수영·티파니는 열애 중인 사실이 본의 아니게 '발각' 됐다. 제시카 역시 위험할 뻔 했다. 효연은 아예 경찰 조사까지 받는 해프닝 끝에 교제했던 상대가 밝혀졌다. 에프엑스 설리는 입에 담지 못할 루머에 휩싸여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이수근은 불법도박으로 자숙 중이고, 특히 수장 이수만은 탈세 혐의을 받고 있던 터다. 엑소의 음원과 뮤직비디오 유출 등 사고는 축에도 못 낄 형편이다.
SM은 연예계에서 속칭 '삼성 스타일'로 불린다.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조직적인 움직임, '완벽'과 '최고'를 지향하는 면모가 닮아서다. 그만큼 막강한 연예 권력을 지닌 회사이기도 하다. 보아·동방신기·소녀시대·슈퍼쥬니어·샤이니·엑소부터 이재룡·유호정·이연희·고아라 등 가수와 배우 부문서 골고루 쟁쟁한 스타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강호동과 신동엽도 영입했다. 콘텐츠 제작에 직접 나서고 있는 SM이 가요·드라마·예능에 걸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기가 닥쳤을 때 이는 더욱 빛을 발한다. 1인 기획사 스타들이 잊을 만하면 대형기획사 울타리로 들어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SM은 매니저나 임원진이 직접 소통하는 여느 중소기획사와 달리 확실히 일원화된 창구(홍보팀)를 두고 각 매체와 '불가근불가원(不可近 不可遠·너무 가까이도 하지 말고 너무 멀리도 하지 마라)'이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덕분에 SM은 그간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증거'가 없으면 일단 '오리발'부터 내민 전례가 여럿 있었고, 사실상 그게 통했다.
그러다 보니 언론은 일정 부분 SM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강화하게 된다. 일종의 언론 책무 중 하나인 '견제와 감시' 대상으로 딱 들어맞는 셈이다. 업계 1인자는 상징성이 크기에 더욱 요주의 대상이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SM과 관련한 일련의 모든 '사건'이 사회적으로 지탄받거나 부도덕한 것만은 아니다. 일부 법을 어긴 사안을 제외하면 소속 아티스트의 경조사는 응원이나 위로를 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럼에도 세상은 다양한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해석한다. 아이돌 그룹 멤버의 연애는 팬들의 실망을 자아낼 수도, 루머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의심 속에 또 다른 '설'로 이어진다. 결국 이는 그룹의 흥망성쇠를 논하는 도마 위에 오르기 마련이다.
SM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정말 회사를 그만 두고 싶다"고 토로했다. 창을 내고 싶다, 창을 내고 싶다, 이 나의 가슴에 창을 내고 싶다.…(중략)…큰 장도리로 뚝딱 박아서 나의 가슴에 창을 내고 싶다. 그리하여 가끔 가슴이 몹시 답답할 때면 여닫아 볼까 하노라”는 청구영언에 기록된, 세상살이 고달픔과 번뇌에서 기인한 심정을 하소연한 작자 미상의 시조가 떠오른다.
'모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말이 있다. 독일 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작품 '잔치는 끝났다'의 한 구절이다. 그나마 날개가 있기에 잠시 추락하는 일도 있는 셈이다. SM은 현재 가장 잘 나가는 기획사다. 호사다마(好事多魔)다. 좋은 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풍파를 겪는 법이다.
풍운의 시대을 살다 간 조선시대 문학가 송강 정철 선생이 있었다면 이 화창한 봄날, 아마 그들에게 권주가를 들려주지 않았을까 싶다.
"한 잔 먹어 보세, 또 한 잔 먹어 보세. 꽃 꺾어 셈을 하면서 한 없이 먹어 보세. 이 몸이 죽은 후에는 지게 위에 거적을 덮어서 졸리어 묶여 실려 가거나, 곱게 꾸민 상여를 타고 수많은 사람이 울며 따라가거나…(중략)…누런 해와 흰 달이 뜨고, 가는 비와 굵은 눈이 내리며, 회오리바람이 불 때 누가 한 잔 먹자고 하겠는가…(이하 생략)"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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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슈퍼주니어 신동이 일을 저질렀다. 그는 모델 강시내와 11일 서울 여의도 IFC몰을 찾아 데이트를 즐기다가 한 매체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제는 두 사람의 열애 보다 신동의 전 연인과의 결별 사실이 더욱 주목되는 점이다. 과거 그가 전 연인과 결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호기를 부린 탓이다. 더군다나 이날 비슷한 시간대에는 신인가수 에디킴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다수 취재진이 주변 현장에 머물고 있는 곳에 두 사람은 보란 듯이 팔짱을 끼고 나타는 과감성(?)을 보인 것이다. 속사정이야 모르겠지만 SM은 즉각 신동과 강시내의 관계를 인정했다.
올해 초부터 짚어보면 슈퍼주니어 이특이 조부모와 부친을 한꺼번에 잃었다. 소녀시대 윤아·수영·티파니는 열애 중인 사실이 본의 아니게 '발각' 됐다. 제시카 역시 위험할 뻔 했다. 효연은 아예 경찰 조사까지 받는 해프닝 끝에 교제했던 상대가 밝혀졌다. 에프엑스 설리는 입에 담지 못할 루머에 휩싸여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이수근은 불법도박으로 자숙 중이고, 특히 수장 이수만은 탈세 혐의을 받고 있던 터다. 엑소의 음원과 뮤직비디오 유출 등 사고는 축에도 못 낄 형편이다.
SM은 연예계에서 속칭 '삼성 스타일'로 불린다.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조직적인 움직임, '완벽'과 '최고'를 지향하는 면모가 닮아서다. 그만큼 막강한 연예 권력을 지닌 회사이기도 하다. 보아·동방신기·소녀시대·슈퍼쥬니어·샤이니·엑소부터 이재룡·유호정·이연희·고아라 등 가수와 배우 부문서 골고루 쟁쟁한 스타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강호동과 신동엽도 영입했다. 콘텐츠 제작에 직접 나서고 있는 SM이 가요·드라마·예능에 걸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기가 닥쳤을 때 이는 더욱 빛을 발한다. 1인 기획사 스타들이 잊을 만하면 대형기획사 울타리로 들어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SM은 매니저나 임원진이 직접 소통하는 여느 중소기획사와 달리 확실히 일원화된 창구(홍보팀)를 두고 각 매체와 '불가근불가원(不可近 不可遠·너무 가까이도 하지 말고 너무 멀리도 하지 마라)'이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덕분에 SM은 그간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증거'가 없으면 일단 '오리발'부터 내민 전례가 여럿 있었고, 사실상 그게 통했다.
그러다 보니 언론은 일정 부분 SM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강화하게 된다. 일종의 언론 책무 중 하나인 '견제와 감시' 대상으로 딱 들어맞는 셈이다. 업계 1인자는 상징성이 크기에 더욱 요주의 대상이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SM과 관련한 일련의 모든 '사건'이 사회적으로 지탄받거나 부도덕한 것만은 아니다. 일부 법을 어긴 사안을 제외하면 소속 아티스트의 경조사는 응원이나 위로를 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럼에도 세상은 다양한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해석한다. 아이돌 그룹 멤버의 연애는 팬들의 실망을 자아낼 수도, 루머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의심 속에 또 다른 '설'로 이어진다. 결국 이는 그룹의 흥망성쇠를 논하는 도마 위에 오르기 마련이다.
SM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정말 회사를 그만 두고 싶다"고 토로했다. 창을 내고 싶다, 창을 내고 싶다, 이 나의 가슴에 창을 내고 싶다.…(중략)…큰 장도리로 뚝딱 박아서 나의 가슴에 창을 내고 싶다. 그리하여 가끔 가슴이 몹시 답답할 때면 여닫아 볼까 하노라”는 청구영언에 기록된, 세상살이 고달픔과 번뇌에서 기인한 심정을 하소연한 작자 미상의 시조가 떠오른다.
'모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말이 있다. 독일 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작품 '잔치는 끝났다'의 한 구절이다. 그나마 날개가 있기에 잠시 추락하는 일도 있는 셈이다. SM은 현재 가장 잘 나가는 기획사다. 호사다마(好事多魔)다. 좋은 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풍파를 겪는 법이다.
풍운의 시대을 살다 간 조선시대 문학가 송강 정철 선생이 있었다면 이 화창한 봄날, 아마 그들에게 권주가를 들려주지 않았을까 싶다.
"한 잔 먹어 보세, 또 한 잔 먹어 보세. 꽃 꺾어 셈을 하면서 한 없이 먹어 보세. 이 몸이 죽은 후에는 지게 위에 거적을 덮어서 졸리어 묶여 실려 가거나, 곱게 꾸민 상여를 타고 수많은 사람이 울며 따라가거나…(중략)…누런 해와 흰 달이 뜨고, 가는 비와 굵은 눈이 내리며, 회오리바람이 불 때 누가 한 잔 먹자고 하겠는가…(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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