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국화장품·그랜드百등 17곳…유형자산 파는 이유는
입력 2014-04-10 17:33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상장사 유형자산 처분이 급증하고 있다. 처분 목적이 대부분 신규 투자가 아닌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확보라서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사 유형자산 처분 공시는 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건)보다 약 2배 늘었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는 10건으로 작년 동기(4건)와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자산 처분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화장품이었다. 이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달 서울 종로구에 있는 본사 빌딩 지분 56.16%와 토지(1448㎡), 건물(1만5790㎡)을 하나에셋 제1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890억원으로 회사 자산 중 78%에 해당한다.
한진중공업도 부산시 서구 암남동에 소재한 토지와 건물을 594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상대방은 이진종합건설으로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보루네오가구(인천 고잔동 건물 455억원) 대원강업(인천 주안 토지ㆍ건물 400억원) 남영비비안(천안 토지ㆍ건물 390억원) 등이 차입금 상환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형자산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팜스코만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1월 하이포크 이천농장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경기 이천 농장을 483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코스닥업체 중에서 자산 처분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그랜드백화점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충북 청원군에 위치한 760억원 규모 토지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자산 중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랜드백화점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5억원으로 전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86억원을 기록해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온세텔레콤도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난 2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팔아 200억원을 확보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 84억원을 기록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시노펙스는 이달 건물과 기계장치를 매각해 250억원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이 자금을 신규 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유형자산을 처분하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며 "투자자로서는 유형자산 처분과 관련해 영업용 자산을 매각하는 것인지 불용자산을 매각하는 것인지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업과 관련 없는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영업용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회사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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