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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타임머신] ‘심장이 쫄깃’ 추리하는 재미 선사한 수사물
입력 2014-04-09 15:01  | 수정 2014-04-09 15:53
1분 1초가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본방사수를 외치며 방영일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은 점점 줄고 있다. 클릭 한 번만으로 지나간 방송을 다운 받고, 언제든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대다. 모든 것이 빨리 흘러가는 현재, 지난 작품들을 돌아보며 추억을 떠올리고 이를 몰랐던 세대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남우정 기자] 한 마디로 붐이다. 미국, 일본에서만 할 줄 알았던 추리물이 우리나라에도 스물스물 등장하더니 이제 평일 미니시리즈를 석권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드라마에서도 복합 장르라는 명목하에 추리 요소들이 간간히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추리물이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추리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작품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 드라마는 무엇이었을까.

◇ 한국형 수사 드라마의 개척 ‘수사반장

MBC ‘수사반장은 한국 드라마에서 수사물로 먼저 이름을 알린 작품이다. 1971년 3월 첫 방송된 ‘수사반장은 무려 18년을 지속한 장수 드라마였다. 그 시대에 장수 드라마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권선징악 교훈을 주는 스토리와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 리얼함을 살렸다. ‘수사반장의 인기로 진짜 범인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제보는 넘쳐났고 그 결과 수사반장 역을 맡았던 최불암은 명예 경정에 임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 풋풋한 이병헌을 보고 싶다면… ‘폴리스

‘폴리스는 만화가 이현세 작가 작품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당시 익숙하지 않았던 경찰을 소재로 해 안방극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병헌이 연기한 오혜성이 아내가 범인들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하자 앞장서서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을 그렸다. 경찰 뿐만 아니라 당 시대를 반영하며 검찰의 어두운 뒷면을 다뤘으며 드라마 인기 덕분에 OST ‘내가 선택한 길도 큰 인기를 얻었다.

지금처럼 범인을 잡는 데만 열중하는 것이 아니라 90년대 드라마 특징답게 간간히 등장하는 러브라인도 등장했다. 지금은 톱스타인 이병헌, 엄정화, 오현경, 김호진 등의 풋풋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가장 놀라운 점은 지금은 막장계의 대모로 불리고 있는 문영남 작가가 집필을 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인기를 얻었던 것을 보면 문영남 작가의 필력이 건재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 가슴을 울린 추리복수극 ‘마왕

‘마왕의 기본틀은 복수다. 12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의 가해자는 막대한 권력으로 정당방위 판결을 받고 성장해 경찰이 되고 피해자의 동생이 연쇄 살인으로 복수를 펼친다. 김지우 작가의 전작인 ‘부활과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곤 있지만 ‘마왕은 연쇄 살인을 추리하는 과정을 통해 추리 수사물의 구조를 따라간다.

김지우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은 절묘하게 이후 스토리와 들어맞았고 시청자들을 범행과정을 추리하는 맛에 빠져들었다. 이전에 추리물들이 범인을 잡는데 집중했다면 ‘마왕은 범인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유지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선과 악을 오가는 주인공들의 내면을 완벽하게 그려낸 엄태웅과 주지훈의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추리+로맨스 두 마리를 토끼 다 잡았다… ‘히트

그 동안의 추리 수사물들이 남자들의 전형물이었다면 ‘히트는 고현정을 앞에 세워 여형사의 활약을 그러냈다. 극의 중심에 있는 연쇄 살인이 차수경(고현정 분)의 약혼자 죽음 방법과 흡사하면서 사건을 새 국면을 맞게 되고 범인 백수정을 쫓는 과정은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방송 막판이 갈 때까지 공개되지 않던 백수정의 실체는 궁금증을 넘어서 공포감을 주기까지 했다.

개인 한 사람보다는 팀 전체의 활약이 돋보였던 ‘히트 덕분에 이 드라마를 통해서 재발견한 스타들도 많다. ‘히트 팀의 톰과 제리로 드라마의 재미를 담당했던 김정태와 마동석은 현재 스크린에서 맹활약하고 있으며 범인인 백수정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엄효섭도 브라운관에서 자주 보는 배우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뿐만 아니라 ‘히트는 추리 수사물임에도 불구하고 로맨스를 잊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추리극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지금은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는 하정우는 검사 역을 맡아서 고현정과 연상연하 로맨스를 펼쳤다. ‘완소 김검이라는 애칭은 물론 동전 있어요?”라는 명대사까지 남겼고 ‘히트는 추리극과 로맨스, 두 가지 모두 놓치지 않았다는 평을 얻었다.

◇ 추리 수사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OCN

이처럼 채널 자체만의 색을 갖고 있는 방송사는 드물다. CJ E&M은 OCN을 통해서 자제 제작 드라의 대부분을 수사물로 만들어냈고 여러 시행착오 끝에 자신들이 채널 색으로 입혔다. 자사의 뜻대로 OCN은 지금까지도 수사물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

가장 먼저 마니아를 양성한 것은 ‘신의 퀴즈다. 벌써 시즌3까지 마친 ‘신의 퀴즈는 희귀병을 소재로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을 그렸다. 희귀병을 통해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은 기존의 경찰과 범인간의 관계만 그려낸 드라마와 달라 신선함을 선사했다. ‘괴짜에 가까운 범의관 한진우 역을 맡은 류덕환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신퀴 폐인을 만들어냈다.

그 후에 나온 ‘특수사건 전담반 텐(이하 ‘텐)도 마니아라면 뒤지지 않는다. 검거 확률 10% 미만의 강력 범죄를 파헤치는 특수사건 전담반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 빠르게 펼쳐지는 전개가 극적 긴장감을 선사했다. 실장님 이미지를 안고 있던 주상욱의 진지한 연기도 또 다른 볼거리다.

이외에도 OCN은 수사물과 다양한 소재를 혼합시킨 작품을 선보였다. 흡혈귀 이야기를 그린 ‘뱀파이어 검사와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더 바이러스, 가장 최근작인 ‘처용은 귀신을 소재로 삼았다. 자신만의 색을 유지하며서도 변화를 시도하는 OCN의 행보는 추리 수사물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 한국형 장르 드라마의 탄생…김은희 작가

OCN이 방송사로서 자신만의 색을 지켰다면 트렌드에 민감한 브라운관 시장에서 김은희 작가는 자신만의 노선을 확실히 했다. ‘싸인 ‘유령에 현재 방영 중인 ‘쓰리데이즈까지 김은희 작가는 자신만의 색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싸인을 통해서 우리에게 다소 생소했던 법의관의 모습을 중심으로 다뤘으며 ‘유령에서는 사이버 속에서의 범죄를 리얼하게 그려냈다. 두 드라마 모두 시청률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 받았고 김은희 작가는 장르 드라마의 고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금 방송 중인 SBS ‘쓰리데이즈는 대통령 암살 사건을 중심으로 대통령을 지키려는 경호관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단순히 대통령의 암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그를 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거대 세력들의 잔혹한 실체를 드러내면서 현실 정치의 모습을 반영시키기도 했다. 아직 전작들만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진 못하지만 연이은 반전 전개로 보여주며 자존심을 지켰다.

연이은 추리 수사물의 등장으로 지루함을 호소하는 시청자들도 존재하지만 이 같은 추리 수사물들의 맹활약은 현 한국 드라마의 발전된 모습을 시사하기도 한다. 현재도 SBS에서 수사물인 ‘신의 선물-14일과 ‘쓰리데이즈가 동시에 방영되고 있는 가운데 tvN ‘갑동이와 탄탄한 마니아를 갖추고 있는 OCN ‘신의 퀴즈4가 준비를 마쳤다. 시청자들의 보는 눈도 한층 올라갔고 다양한 소재를 찾는 방송사들의 움직임이 계속되는 한 수사물의 인기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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