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이 KT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엇갈리는 시각을 내놨다.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인건비 줄어 KT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이 같은 수익개선 효과가 지속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KT는 지난 8일 노사 합의에 따라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명예퇴직 대상은 근속 15년 이상의 2만3000명이다. 이들은 전체 임직원의 70%에 해당한다.
시장은 지난 2009년 명예퇴직 규모와 비슷한 6000여명 수준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KT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결정을 놓고 증권가에서는 낙관론과 경계론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한 쪽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내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수익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9년 사례를 근거로 대상자의 25%가 명예퇴직을 신청할 시 연간 약 2760억원의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KTB투자증권은 KT를 통신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을 가능성도 검토했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상자의 20∼30%가 명예퇴직을 신청한다면 인건비 절감에 따라 시가총액이 약 2조6000억~4조원 증가할 것"이라며 "인력 구조조정이 원만히 이뤄지면 인건비 절감 효과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KT는 업종 내 차선호주지만 의미 있는 인력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최선호주로 교체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만일 KT 직원 5700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면 내년 이후 연간 4800억원의 인건비 감소를 예상할 수 있지만, 실제 인건비 감소분은 이론상 수치보다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T가 제시한 명예퇴직 방식 중 계열사 재배치를 선택한 직원의 경우 인건비 감소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고, 잔류 직원의 인건비 상승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인건비 감소분은 3000억원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얼마나 오래갈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계속되는 유선 매출 하락세를 만회하려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 요구된다"며 "이번 구조조정이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은 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주가 회복 시점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명예퇴직 신청자가 6000명 이상이면 KT의 연간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으로 적자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신청자가 6000명이면 134억원, 7000명이면 1494억원, 8000명이면 287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덧붙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 사진 출처 : KT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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