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스포츠, 10대가 하면 불법?

【 앵커멘트 】
댄스스포츠 아시죠?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도 채택됐고, 대학에도 관련학과가 개설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 종목인데요.
그런데 법적으로 10대는 댄스스포츠를 배울 수도, 할 수도 없다면 믿어지십니까.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쌍의 남녀가 현란한 춤사위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청소년 선수 육성이 한창인 한 댄스스포츠 학원.

그런데 이 학원은 경찰 단속에 시달리느라 간판조차 제대로 달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이계창 / 대한댄스스포츠경기연맹 이사
- "지난 10년 동안 제가 간판을 네 번 내렸어요. 간판 내릴 때 어쩔 땐 (벌금이) 7백만 원, 어떨 때는 4백만~5백만 원씩…."

현행법상 댄스스포츠 학원은 청소년 출입금지 업소입니다.

만 19세 미만의 학생들은 댄스스포츠를 배울 수도, 할 수도 없습니다.

춤은 유흥업소에서나 추는 것이라는 90년대 초반의 사회 분위기가 법에 반영된 탓입니다.

▶ 인터뷰 : 여성가족부 관계자
- "블루스나 이런 거 있잖아요. 약간 지하에 어두컴컴하고. 이런 의미로 (청소년 출입금지 업소에) 들어와 있었는데…."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이 선수들은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정식 선수입니다. 하지만, 현행법에 따르면 이들이 10대 때 연습했던 모든 과정은 불법입니다."

때문에 신고만 접수되면 언제든지 단속돼 벌금을 물어야 할 판.

하지만, 이미 10대들은 자연스럽게 댄스스포츠를 접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고등부와 중등부, 심지어 초등부 선수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법과 현실이 완전히 동떨어진 겁니다.

▶ 인터뷰 : 조영준 / 고등학생 선수
- "댄스스포츠 추는 사람도 많이 늘어나고 전문적으로 배우는 사람도 많아지는데….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기준 전국 댄스스포츠 동호인은 모두 6만여 명.

댄스스포츠는 점점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법 개정안은 6개월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