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0명 중 1명, 병원 진료시 성적 불쾌감…이유가?

여성 10명 중 1명, 병원 진료시 성적 불쾌감…이유가?

'여성 10명 중 1명'

병원 진료를 받던 여성환자 10명 중 1명 이상이 성희롱 등 성적 불쾌감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7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진료 과정의 성희롱 예방 기준 실태조사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의료기관을 이용한 성인 여성 1천명 중 118명(11.8%)이 성희롱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료 과정의 성희롱과 관련한 실태 분석 보고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공감은 19∼59세 성인 여성 1천명에게 최근 5년 내 진료과정 중 성적 불쾌감 등 경험 여부, 성희롱 상황에 대한 대응 방법 등을 물었습니다.

이에 성희롱을 겪었다고 답한 이들에게 구체적 경험을 물은 결과(이하 중복응답) 총 255건의 성희롱 사례가 집계됐습니다.

구체적 사례로는 '프라이버시가 보호되지 않는 공간에서 진찰 또는 검사를 위해 옷을 벗거나 갈아입은 것'(46건)이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이어 의료인(또는 의료기사)이 외모나 신체 등에 대해 성적인 표현을 했다(30건), 진료와 관계없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상태에서 성생활이나 성경험을 물었다(25건), 진료와 관계없이 성적으로 신체를 만지거나 접촉했다(23건), 성생활이나 성적 취향에 대한 불필요한 언급을 했다(23건) 등의 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성적 불쾌감을 가장 많이 느낀 진료과목·진료기관 1위는 내과(50.8%)였습니다. 이용 빈도가 높고 가슴과 배 부위 촉진이 빈번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다음으로 산부인과(45.8%)가 2위, 정형외과(24.6%)와 한의원(21.2%)이 3위와 4위였습니다. 밀착 진료가 이뤄지는 치과(20.3%)도 5위에 올랐습니다.

의료기관 규모별로는 병원급(51.7%)에서 가장 많은 성희롱 관련 경험을 했고 이어 의원급(50.8%), 종합병원급(24.6%), 상급종합병원급(11.9%) 순이었습니다.

성적 불쾌감 등을 경험했을 경우에는 대부분 아무 행동을 하지 않거나(62건), 해당 의료기관에 다시 가지 않는 등(37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로는 '진료 과정의 일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적극 대응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등의 의견을 보였습니다.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와 비교해보니 의사와 환자 간 인식의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의사 135명과 한의사 65명 등 의료인 200명에게 설문한 결과 가장 빈번한 성희롱 상황으로 '환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진찰을 할 때 학생 등 제3자를 참관시키는 것'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의사들은 성희롱 등의 상황이 가장 잦게 발생할 것 같은 진료과목으로 산부인과, 비뇨기과, 성형외과 등 순으로 꼽아 환자들의 응답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습니다.

보고서는 진료 시 밀폐된 곳에 환자와 의사만 있는 경우가 많아 성희롱 발생 가능성이 크지만 성희롱 여부 판단을 위한 지식이 부족하고 입증하기 어려우며, 의사와 환자 간 비대칭적 권력관계 등으로 인해 문제 제기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여성 10명 중 1명에 대해 네티즌들은 "여성 10명 중 1명, 병원에서는 당연히 몸을 만져야 진찰을 보니 어쩔 수 없지" "여성 10명 중 1명, 병원같은 공간에서는 프라이버시를 잘 보호해야 한다" "여성 10명 중 1명, 의사고 환자고 서로 조심해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